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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빅3·중형 조선사, 상반기 동반 수주랠리 속 슈퍼사이클 전망은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7.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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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그동안 실적을 이끌던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 외에도 오랜 불황을 겪던 중형 조선사들이 동반 수주랠리에 성공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의 조기 달성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18년 만에 슈퍼 사이클(대호황)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조선업계의 슈퍼 사이클을 논하는 건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철광석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선박 건조에 필수적 원자재인 ‘후판값’이 급등할 수 있는 데다 단기 손익개선 등의 주요 특징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투자 측면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대한민국이 상반기 글로벌 조선 수주에서 중국과 1위 자리를 두고 초접전을 벌였다. 사진은 한국조선해양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대한민국이 상반기 글로벌 조선 수주에서 중국과 1위 자리를 두고 초접전을 벌였다. 사진은 한국조선해양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상반기 글로벌 조선업계 수주 활황, 한국·중국 1위 놓고 초접전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선박 수주는 415만CGT(131척)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한국이 182만CGT(40척, 44%)로 지난달에 이어 1위를 지켰다. 이어 중국 157만CGT(63척, 38%), 일본 30만CGT(14척, 7%) 순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누계 수주량은 2402만CGT로 전년 동기(824만CGT)에 비해 192% 급증했다. 특히 한국은 전년 동기(135만CGT) 대비 7배가량 증가한 1047만CGT를 수주, 1위 중국(1059만CGT)과의 격차를 12만CGT까지 좁혔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중 간 12만CGT 차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하반기에는 우리가 중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국은 상반기 발주된 LNG운반선(14만㎥ 이상) 16척 전량, 유조선 51척 중 42척(82%), LPG운반선 72척 중 52척(72%),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 148척 중 81척(55%)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 조선 빅3, 상반기에만 수주목표의 81.3% 달성

상반기에 국내 조선 빅3는 올해 수주 목표 317억달러의 81.3%인 258억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138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149억달러)의 92%를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은 2주 연속 1조 규모 수주 계약을 따내는 등 올해 목표(77억달러)의 71.4%인 55억달러를 채웠다.

그간 부진했던 삼성중공업도 상반기에만 총 51척, 65억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91억달러)의 71%를 달성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조선 빅3는 목표 수주액의 81.3%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TV / 연합뉴스]
상반기에 조선 빅3는 목표 수주액의 81.3%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TV / 연합뉴스]

◇ 중형 조선사, 긴 불황 탈출 기지개

오랜 불황을 겪었던 중형 조선사들도 상반기 선박 수주가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으면서 기지개를 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중형 조선사들은 45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18척)의 2.5배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선사별로는 대선조선(21척), STX조선해양(14척), 대한조선(9척), 한진중공업(1척) 순으로 실적이 높았다.

수주 금액은 이미 지난해(6억6000만달러)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대선조선이 수주한 21척의 수주액만도 6억6000만달러, 업계에서는 중형 조선사가 수주한 45척의 전체 수주액을 12억달러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수주가 이어질 것을 가정하면 연간 수주 금액은 2017년(12억5000만달러) 이후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중형 조선사들의 올해 실적에 대해 조선 시황 자체가 좋고 특히 중형 조선사들의 평판리스크가 해소되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중형 조선사들이 중장기적인 회복 추세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조선업계에서 평판리스크는 수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선주 입장에서는 평판이 안 좋은 조선사와의 거래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금난이나 매각설 등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간 중형 조선사들은 지속되는 자금난과 매각설로 평판리스크가 컸고, 어렵사리 수주를 따내도 은행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소극적이라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선조선이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 후 10년 만인 지난해 4월 동일철강 등 5개 부산·향토기업 컨소시엄에 인수되고, STX조선해양이 지난해 11월 유암코-KHI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하고 새주인을 찾는 과정을 거치면서 평판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2023년부터 시행되는 강력한 해양 환경규제는 선주들이 친환경 선박을 본격적으로 발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발전해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중형 조선사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기대다. 

◇ 슈퍼 사이클 기대 가로막는 불안요소   

하지만 이같이 18년 만에 찾아온 슈퍼 사이클에 대한 조선업계의 기대 앞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먼저 조선업계는 하반기에 철강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후판 제조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철강사들과 상·하반기에 걸쳐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조선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톤당 216.5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상반기엔 조선사와 철강사가 톤당 10만원 인상에 합의했지만 하반기에는 인상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연초에 비해 90% 상승한 국내 후판 유통가격이 조선사로서는 원료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철광석 인상폭에 대해서는 조선사들과 깊은 논의를 통해 가격대가 결정될 것인 만큼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서 철강석 가격 인상이 조선사들의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조선업계의 슈퍼 사이클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은 섣부른 것일 수 있다"며 "철강업계 입장에서도 조선사들이 기존보다 선가가 오르는 비율을 따져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호황이 기저효과와 운임 상승에 따른 것이지만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불안감은 상존한다"며 "원자재 가격인상이 공급 축소로 인한 우려가 있고,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가 이뤄진다 해도 실제로 실적이 반영되려면 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조선업계에 호황이 온 것은 사실이나 ‘슈퍼 사이클’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슈퍼 사이클의 특징인 △단기 손익 개선 △직전 슈퍼 사이클에 발주된 선박의 교체 수요 △조선사의 설비 확장 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할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기 손익보다 사이클로 집중되는데 이는 조선주 밸류에이션의 특수성 때문"이라며 "조선주 적정주가는 현재와 가장 업황이 비슷했던 과거 특정 시기의 밸류에이션 배수를 차용해 산출하고, 사이클에 대한 판단이 직접 주가에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슈퍼사이클은 △단기 이익으로도 밸류에이션이 가능하고 △직전 슈퍼사이클에 발주된 선박의 교체주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며 △시황을 낙관한 기존 조선사들의 설비증설과 신규 조선업 진입자가 나타나는 시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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