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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사장님 미인이신가" 희롱에 갑질까지, 배민 리뷰에 두번 우는 여성 점주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7.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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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사장님 몇 살인데요. ㅋㅋㅋ 미인이신가."

배달 애플리케이션 리뷰 갑질 사건이 연일 발생하는 가운데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통해 운영 중인 여성 점주가 소비자로부터 희롱과 별점 테러를 당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사장이라는 이유로 배민 손님에게 희롱과 별점 테러를 당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배달 전문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 A씨는 리뷰를 남긴 소비자와 나눈 문자를 공개했다.

소비자로부터 희롱과 별점 테러를 당했다며 여성 점주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문자 내역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소비자로부터 희롱과 별점 테러를 당했다며 여성 점주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문자 메시지 내용.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별 2개(5개 만점) 리뷰를 본 A씨는 음식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안심번호'(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 사용하는 전화번호)를 통해 소비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소비자에게 문자 메시지가 왔다.

음식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소비자는 별점을 잘 못 눌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별점 관리가 중요한 배달앱의 특성상 A씨는 수정을 요청했고, 소비자도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그 다음 대화에서 발생했다. 소비자는 A씨에게 '사장님이 여자분이신가요?', '예민하신 게 여자분 같으시네', '사장님 몇살', '미인이신가요' 등 불필요한 사적 질문을 했다. 상대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거나, 잘못된 선입견을 바탕으로 한 표현이 사용됐다. 

A씨는 직접 응대가 어렵다고 판단,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이를 설명한 뒤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자신과의 문자를 요구했고, 배민 측 연락을 모두 피했다고 설명했다. 

하루가 지난 뒤 이 소비자는 점주가 자신에게 '리뷰 강압'을 했다며 '맛 더럽게 없음, 싱싱하지도 않은 것 같고 최악'이라는 평가와 함께 별점 한 개를 부여했다. 

점주와 배달의민족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소비자가 남긴 수정 리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점주와 배달의민족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소비자가 남긴 수정 리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점주는 소비자의 행동이 배달갑질을 넘어서 "모욕"이라고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 또한 "영업자의 성별을 확인한 뒤 나이와 외모에 대해 묻는 행동은 자영업자가 감당할 몫이 아니다"라며 해당 사용자에게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배달을 마친 소비자에게 가게 측에서 먼저 연락을 한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아니냐"며 점주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해당 글에 좌표를 찍어 업주를 비난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작성자는 해당 글을 삭제한 상태다. 

배달의민족 측에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 파악과 악성 리뷰어(리뷰를 볼모로 부당한 요구나 연락을 하는 소비자)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돼 있는지 질의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해당 이슈로 대응 접수가 들어온 사실이 확인됐고, 위 리뷰는 현재 블라인드 처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명예훼손 등으로 업주가 리뷰 게시 중단 신청을 하면 30일간 노출되지 않도록 블라인드 처리하고 있다. 

리뷰는 개인 호불호에 의한 평가인 만큼 배달 플랫폼이 내용을 규제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 또한 리뷰 내용 자체보다 리뷰를 '권력'으로 상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점주에게 불쾌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한 것이 쟁점이다. 이런 경우에도 점주가 리뷰 삭제 등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배민 측은 "기준에 따라 악성 리뷰로 판단되는 경우 규제 처리가 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점주의 행동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점주는 안심번호를 통해 소비자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끝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달앱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리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악성 리뷰를 쓰는 이용자 탓에 속앓이 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만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효용성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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