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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증관' 후보지 서울 용산·송현동 압축…박물관·미술관 벽 허무는 새 시도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7.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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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정부가 지을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 2곳으로 압축됐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 2만3000여점이 한곳에 모여 통합,관리되는 새로운 시도로 활용방안의 가닥이 잡혔다. 박물관도 미술관도 아닌 뮤지엄(museum) 개념의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한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을 이같이 발표했다. 연합뉴스와 문체부에 따르면 황 장관은 "기증품 2만3000여점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면서, 분야와 시대를 넘나드는 조사·연구·전시·교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증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품을 활용하는 4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국민의 문화향유기회 확대를 위한 국가기증의 취지 존중과 기증의 가치 확산 △문화적 융·복합성에 기초한 창의성 구현 △전문인력 및 국내외 박물관과의 협력 확장성 △문화적·산업적 가치 창출을 통한 문화강국 이미지 강화 등이다.

문체부는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증품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신축될 기증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유기적 협력체제를 만들어 국립 박물관·미술관 운영의 새 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을 별도 공간으로 건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가 최적이라는 의견을 문체부에 제시했다. 두 부지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과 미술관 인근에 있어 연관 분야와의 교류, 협력이 진행되고 상승효과가 일어날만한 입지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체부는 앞으로 관계기관 협의, 위원회 추가 논의를 거쳐 부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미술계에선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근대미술품 등을 활용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요구했지만, 위원회는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나누지 않고 통합 시설을 서울에 두기로 했다.

활용위원회 위원장인 김영나 서울대 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서 전시하는 게 기증 취지를 살리고 기증문화를 활성화하고 국민의 문화 향유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근현대 미술과 고미술이 나뉘어 있는데 하나의 뮤지엄 체계로 운영되는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故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故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문체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도자류, 서화, 전적, 불교미술, 금속공예, 석조물 등 2만1600여점과 국민현대미술관에 기증된 국내외 대표 작가들의 회화, 판화, 소묘, 공예, 조각 등 1400여점을 보존하고 전시하려면 서울에 있는 중앙박물관과 현대미술관의 경험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접근성'도 중요하다고 보는 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송현동, 용산 중에서 올해를 넘기지 않고 최종 부지를 선정해 2027년이나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황 장관은 "기증자의 수집 가치와 정신, 그리고 국민의 문화 향유를 높이기 위해 접근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외 유수 박물관에 비해 국내 박물관·미술관의 외국 관람객 방문 선호도와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래서 이건희 기증관과 관광 등 여러 관련 분야와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2019년 기준 외국인 관람객은 루브르 박물관이 약 720만명이고 영국박물관은 약 390만명이다. 반면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은 10만~13만명 수준이다. 

더불어 지역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문화 활성화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권역별 분포와 수요를 고려한 국립문화시설 확충, 지역별 특화된 문화시설 지원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역 문화시설 확충과 함께 이건희 기증품 관련 지역 전시를 정례적 개최할 방침이다. 또한 방대한 기증품에 대한 국가적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규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전문인력을 파견해 기증품의 체계적 등록과 조사, 연구 작업 데이터베이스(DB) 구축부터 하기로 했다. 현재 기증품의 재질별 분류, 고유등록번호 부여, 사진 촬영 등 기증품 등록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2023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 2곳. [그래픽=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국가기증 이건희 기증품 특별 공개전'을 오는 21일부터 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층 서화실에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1층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 명작'으로 관객을 맞는다. 

기증 1주년을 맞는 내년 4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한 공간에서 기증 1주년 기념 특별전을 열 예정이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 한 해 3회 이상 지역별 대표 박물관·미술관 순회 전시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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