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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에루샤' 천정부지 가격 인상...한국 고객은 호갱?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7.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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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해외 유명 명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 대신 명품 소비가 급증하자 이를 이용해 '배짱 장사'에 나선 셈이다. 일각에선 명품 브랜드들이 유독 한국에서만 가격 인상이 잦다고 지적하며 구매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티파니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국내 명품매출 '탑4' 중 한 곳인 디올이 소형 지갑·슈즈·의류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는 끊임 없는 가격 인상을 바탕으로 실적 잔치를 벌였다. 높은 가격 인상률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이들 제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문이 열리기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섰다. 주요 백화점에서 '샤넬런'(샤넬 매장 질주 현상)이 벌어졌다.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9295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매출보다 13% 줄었지만, 주요 판매 창구인 면세점이 전면 휴업 상태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매출 증가를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에르메스코리아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한 41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루이비통코리아는 33.4% 신장한 매출 1조467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샤넬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이번에는 인상폭이 8~14%로 매우 높다. 샤넬의 대표 핸드백인 클래식 스몰은 785만원에서 893만원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클래식 미디움 사이즈는 864만원에서 971만원으로 각각 13.8%, 12.4% 급등했다. 샤넬의 베스트셀러인 클래식 라지 백은 마침내 1000만원을 넘었다. 주식보다 '샤테크(샤넬+재테크)'가 수익률이 높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무한정 가격을 올리는 배짱 장사의 배경에는 높은 명품 수요가 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분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3%, 40.1% 늘었다. 지난 5월의 경우 롯데백화점은 47.9%, 신세계는 38% 각각 뛰었다.

그 중에서도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명품 분야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5% 늘었다. 지난  5월에는 55.8%가 상승했다. 구찌·프라다·보테가베네타·버버리·발렌시아가 등 30여개 해외패션·명품 브랜드 매장을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가격이 오르는 데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효과'가 지속하자 명품업체들은 코로나19로 줄어든 매출을 아시아 지역의 가격 인상으로 만회하고 있다. 실제 포브스가 명품 브랜드 5개 제품의 가격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한국과 중국의 가격이 가장 높게 나왔다.

휴일인 29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시민들이 명품 구매를 위해 명품관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시민들이 명품 구매를 위해 명품관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품 브랜드는 제작비와 원재료가 변하고,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환율이나 원재료 가격이 내려간다고 가격을 내린 적은 거의 없다. 제품 구매는 물론 수선(AS)을 받으려고 해도 매장 앞에 줄을 서야 한다. 소비자보다 제품이 '갑'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이은 고가 브랜드의 가격 인상과 명품에 쏠린 젊은 층의 소비 심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에서 막대한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사회 공헌에 인색한 기업의 무책임한 자세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본사에 500억원을 배당한 루이비통은 기부는 국내에 단 한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부금은 샤넬 6억원, 에르메스 3억원에 불과하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곳도 있어 그간 경영 실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 업체들이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은 개선하지 않고 '가격 정책'만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해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며 "상표 가치에 신경 쓰는 만큼 환경보호, 동물복지, 사회적 역할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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