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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MZ세대 잡기 '지략대결'

  • Editor. 곽호성 기자
  • 입력 2021.07.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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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4대 금융지주가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잡기 위해 치열한 지략대결을 벌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MZ세대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MZ세대가 미래 고객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의 주역이 될 MZ세대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미래 리딩뱅크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같이 중요한 미래 고객층인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면을 갖고 있다. MZ세대는 '재미'를 좋아하고,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데다 개인주의적이고 비대면을 선호하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는 MZ세대 공략 전략을 만들어 경쟁에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MZ세대 공략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 비전홀에서 그룹사 MZ세대 대표직원 등 임직원 약 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열었다. 

손태승 회장은 그룹체제 출범 후 사상 최고 실적을 낸 1분기에 이어 상반기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고 이야기하고 하반기 경영 핵심 키워드로 '속도'와 '기업문화'를 꼽았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9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비전홀에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비대면 개최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 기업문화를 같이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9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비전홀에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비대면 개최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 기업문화를 같이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손 회장은 하반기에 우리금융그룹이 모든 사업에서 최고 속도를 내고, 획기적 전략으로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MZ세대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다.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이므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MZ세대를 잡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KB금융그룹(KB금융)과 신한금융그룹(신한금융)을 추격하고 있다. MZ세대를 잡아야 금융권 판도를 '천하 3분 구도'로 재편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게임'을 앞세워 MZ세대를 잡으려 하고 있다. MZ세대는 '재미'를 중시하고, 이에 선호하는 것이 게임이다. 또한 야외활동보다 실내 활동이 많아진 코로나19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것도 게임이다. 

우리금융이 후원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는 인기있는 프로 E스포츠 리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는 MZ세대가 즐기는 놀이문화이자 스포츠로서 LCK 후원을 통해 MZ세대에게 '우리은행'에 대한 젊고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심어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청소년, 사회초년생 미래고객 확보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LCK를 활용한 브랜드, 상품 홍보를 통해 미래고객인 MZ세대를 유치하고,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앞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사, 보험사를 확보하고 새로 확보한 증권사와 보험사를 활용해 MZ세대 공략에 더욱 힘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MZ세대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MZ세대들의 의견을 그룹 전력 및 조직문화에 반영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룹 전체 최고경영자(CEO)가 모이는 그룹경영회의나 지주 임원회의에서 MZ세대의 의견을 그룹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방안 등을 놓고 주기적 토의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MZ세대 공략 움직임과 관련된 사례로 신한은행의 '상상디지텍커'와 신한금융투자의 '주니어보드'를 들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3월부터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함과 동시에 디지털컴퍼니 실현을 위한 아이디어 발현을 위해 '상상디지텍커' 선발 및 운영 중"이라며  "디지털‧ICT그룹 MZ세대 직원 중 선발하며, 매월 1회 잡오프를 통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팀 프로젝트 수행해 최종 선발된 아이디어는 사업화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MZ세대 대표 경영진인 주니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주니어 직원들의 경영 참여 확대 및 동기부여를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주 1회 정기미팅을 통해 젊은 시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 주요 현안과 관련된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MZ세대 관점의 여러 의견을 경영진에 전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은 기존의 멘토링을 뒤집은 것이다. 젊은 직원이 고위 간부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MZ세대를 중시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9일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회의로 올해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도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KB금융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 바짝 신경쓰고 있다. KB금융은 MZ세대가 공정을 중시하고 착한 기업을 좋아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KB금융은 MZ세대를 철저히 연구해, MZ세대가 선호할만한 상품을 내놓았다. 

부동산 폭등을 지켜보고 어릴 때 IMF 경제위기 영향을 받았던 MZ세대들은 돈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MZ세대를 겨냥해 KB국민은행이 내놓은 상품이 'KB마이핏통장'이다.

이 통장은 만 18세 이상 만 38세 이하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입출금통장이다. 한 개의 통장을 목적에 따라 기본비, 생활비, 비상금으로 나눠서 관리할 수 있다. 이것이 '머니쪼개기'기능이다. 

KB마이핏 통장 [사진=KB금융 제공]
KB마이핏 통장 [사진=KB금융 제공]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MZ세대를 겨냥한 홍보와 광고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모델은 MZ세대가 상당히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이다. 그리고 최근 창의적인 유튜브 광고를 내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와 넷플릭스 드라마 등을 좋아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유튜브 광고 '아파트론'이 이날 현재 조회수 259만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MZ세대 공략과 관련해 "롤 프로게이머단 T1과 협업해 T1체크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며 "T1 체크카드는 발매 당시 홍보영상도 큰 인기를 얻었고 광고 자체가 기존의것과는 다르게 MZ세대와의 소통을 염두해서 제작된 것도 한 몫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에 유튜브에 올라온 'T1의 금융 레전드 하나원큐 감독판'은 이날 기준 조회수가 32만7000회 정도였다. 

금감원의 'MZ세대의 특징과 금융산업에의 시사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잘 다뤘고 가상화폐 등 고위험 자산에 공격적 투자 성향을 나타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2030세대 가운데 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은 21.1%였다. 지난해 말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MZ세대는 총 315만7000명이었다. 

금감원 보고서는 MZ세대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봤고 MZ세대 중 약 20%는 초고위험 투자를 게임 등과 비슷하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MZ세대가 아주 좋아하는 게임과 금융투자는 비슷한 면이 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하는 것 △성공했을 때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등이다.   

4대 금융지주사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는 △글자보다는 동영상 △대면보다 비대면 △야외활동보다 게임 등 실내활동을 선호하며 개인주의적이고 불공정을 아주 싫어한다는 속성이 있다. 그리고 MZ세대는 재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4대 금융지주사 모두 MZ세대에게 디지털 수단을 활용해 투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애쓸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전문가인 이동조 아이디어코리아 대표는 "MZ세대의 니즈에는 빠른 피드백, 흥미에 대한 몰입, 구체적인 이익, 자율과 자아실현 등이 키워드"라며 "영상, 댓글 피드백, 자신감 등 시대적 특성이 배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인재(혹은 소비자)를 얻으려는 전략은 구체적인 직무나 브랜드특징 무대를 세팅한 뒤 서로 잘 매칭된 인재를 선택하고, 그 속에 자율과 동기부여를 통해 몰입할 수 있게 지원하며 구체적이고 빠른 피드백과 보상을 통해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MZ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에 대해선 "빠른 피드백‧흥미‧구체적 이익 등의 컨셉으로 고객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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