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싱가포르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했다. SK하이닉스는 마지막 고비인 중국의 승인만 추가로 받으면 2025년까지 인수 작업을 매조지고, 매출구조 다변화와 위상 강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키우게 됐다.
2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 인수를 무조건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심사 대상 8개국 중 7개국(미국, 유럽연합,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았고, 나머지 중국의 승인이 결정되면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도 사실상 마무리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20일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전체를 90억달러(10조3104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대상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사업, 낸드플래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플래시 사업이다. 다만 인텔이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옵테인'은 인수에서 빠졌다.
당시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데 투입되는 투자액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플래시 부문 2위에 오르게 된다"면서 "아울러 지금까지 D램에 편중됐던 매출구조가 다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 시장에서 5위권을 맴돌던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에 이어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투자"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딜과 관련해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다롄 생산 시설과 낸드 관련 지식재산권(IP), 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인수 계약을 발표 이후 9개월 만에 총 8개 심사 대상국 가운데 7개국의 무조건부 승인을 이끈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중국 심사 당국에서도 원만한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인수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며, 총 인수액 90억달러 가운데 1차적으로 70억달러가 SSD사업, 낸드플래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에 쓰인다"면서 "2025년께 20억달러가 추가적으로 지불돼 낸드플래시 관련 인력을 포함한 전 부문 인수가 마무리되고 매출구조 다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