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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유니콘 오른 직방, '골목상권' 진입에 중개사 반발 직면...발 뺀 다방
[포커스] 유니콘 오른 직방, '골목상권' 진입에 중개사 반발 직면...발 뺀 다방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7.2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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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2010년 부동산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한 직방이 10년여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유니콘기업이 됐다. '프롭테크(Proptech)' 시장이 커지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직방이 온라인 중개사업에 나선 것을 두고 기존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의 중개업 진출은 골목상권 파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국내 유니콘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니콘기업은 벤처투자 유치 시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은 비상장기업을 말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직방의 매출액은 2017년 345억원에서 2018년 414억원, 2019년 415억원, 2020년 458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거래 활동 축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이동하면서 프롭테크 시장이 커진 영향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지난닫 열린 '직방 10주년 미디어데이'를 통해 아파트 간접 중개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직방 제공]
안성우 직방 대표가 지난달 열린 '직방 10주년 미디어데이'를 통해 아파트 간접 중개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직방 제공]

직방은 부동산 정보 플랫폼에서 '디지털 중개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익원이 제한적인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고 프롭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함이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모바일,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다. 

직방은 지난해 인프라플러스(지분율 100%), 위너스파트너(100%), 이웃벤처(100%), 모빌(70%), 프롭테크워터링펀드(48.8%) 등 여러 프롭테크사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지난달 '직방 10주년 미디어데이'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인 '온택트파트너스'를 공개하며 "(그간) 부동산 거래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이뤄져, 중개사들이 하루에 2명 정도밖에 만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직방이 제공하는 가상현실(VR) 투어나 3D(차원) 단지 등을 통한 비대면 상담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방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며 "개업하지 않은 35만명 공인 중개사들에게는 새로운 창업 기회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 계약이 성사될 경우 직방은 공인중개사가 받는 수수료의 절반을 가져간다. 일종의 '직방 이용료'로 볼 수 있다. 부동산 매물 광고비가 유일한 수익원이었던 직방의 입장에선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셈이다.

프롭테크기업의 등장에 골목 부동산은 초긴장 상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13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대형 부동산 플랫폼 업체의 중개업 진출을 '골목상권 침탈'로 규정하고 진출 철회 촉구를 위한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협회는 "공인중개사로부터 획득한 부동산 정보와 광고비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막대한 자본과 정보력을 가지고 직접 중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상도의에 반할 뿐 아니라 중개업권 침탈행위로 묵과할 수 없다"며 "회원 중개업소로부터 플랫폼업체의 중개업 진출을 규탄하는 서명을 받고, 플랫폼업체 광고물 철거와 협회 홍보물 게시 등 선전전을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의 반발이 커지자 직방 측은 "직접 중개나 플랫폼 중개 시장 진출이 아니라, 형식과 구조 측면에서 중개사들과의 파트너십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당사의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파트너 중개사들로부터 소정의 이용료를 받는 구조로 운영할 계획이며, 창업 중개사에겐 전속 제휴 기간인 첫 1년 동안 최소 50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형 부동산정보 플랫폼 기업 중개시장 진출에 대한 반대 포스터 [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공]
대형 부동산정보 플랫폼 기업 중개시장 진출에 대한 반대 포스터. [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공]

그러나 중개업자들은 "중개시장은 한정된 시장"이라며 "직방이 중개시장에 뛰어든다고 없던 매물이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게임체인저'가 아니라 '제2의 타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직방의 수익 보장 약속 또한 다른 중개사무소로부터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빼앗아오는 것을 보장하겠다는 것이고, 이마저도 1년이란 시간제한을 두고 있는 미봉책이라는 해석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부동산 매물에 대한 정보제공과 가치 분석, 금융서비스 등 부동산 관리에 대한 종합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는 단순 매물 중개와 계약서 작성 등이 중심이 되다보니 서비스 범위가 좁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선 직방의 중개사업 진출이 매물을 효율적으로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추후 골목상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플랫폼의 중개사업 진출을 놓고 공인중개사협회 측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경대응 스탠스를 취하자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부동산 중개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는 지난 14일 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과의 통화를 통해 "2013년 이후 다방은 9년간 공인중개사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왔으며, 직접 중개업 진출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다방은 부동산 전자계약이 가능한 '다방싸인'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직접적인 매물 알선이 아닌 부동산 계약을 위한 IT 기술로 공인중개사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프롭테크 업체가 파이를 키우면서 골목 공인중개소가 설 곳을 잃고 있는 목소리가 커진다. 대형 부동산 플랫폼이 부동산중개업 진출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중개업자들이 법적 대응과 서명운동, 집회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측이 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