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증가에 우려를 표하며 대출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수신(예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자금 확보에 나섰다. 최고금리 20% 소급적용으로 고금리 고객을 상실했고,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에 사활을 걸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이유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여신(대출) 자금을 확보에 힘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이 생존을 위한 수신·중금리 대출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갖은 자리에서 "올해 가계부채증가율 목표는 5~6%"라며 "상반기에만 연 8~9% 올라 하반기엔 3~4%대로 관리하고 더 엄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규제차익으로 인한 시장왜곡이 없도록 시장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계대출 관리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서 꾸준히 언급해 왔지만 이번에 좀 더 확고히 하면서 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은 긴장하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수신을 늘리고 중금리 대출 강화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8일 기준 정기예금(가입기간 12개월) 평균금리는 연 2.03%이다.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연 1.61%까지 줄었지만 3달동안 가파르게 상승해 23일 2.00%에 도달했다. 최근 저축은행에 등록된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2% 중반에 이르는 상품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수신을 늘리는 이유는 금리를 올려 신규고객을 유치와 최근 공모주 슈퍼위크로 불리는 시기에 단기성 자금인 증거금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일명 기업공개(IPO) 대어에는 수십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이는데 청약에 실패하면 2거래일 후 반환된다. 저축은행은 높은 수신 금리를 앞세워 이 돈을 흡수하려 한다. 지난 14일 OK저축은행에서 출시한 OK파킹통장이 대표적이다.
결국 저축은행들은 수신을 늘려 여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그중에서도 중금리 대출에 힘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최고금리 20% 소급적용으로 고금리 고객을 상실한 상황"이라며 "또한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에 사활을 걸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 대출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금융당국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비금융이 약점인 저축은행의 입장에서는 수신·여신은 생존과 직결돼 당분간은 현 상황(수신·여신 확대)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2금융 특혜인 DSR 60%(2023년까지)를 최대한 이용해 중금리 대출을 강화할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이 조이고 있는 상황이기에 차주들이 대출받기가 점점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