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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사고 끊이지 않는데...안전책임 놓고 라이더·플랫폼·소비자 의견 '분분'
배달사고 끊이지 않는데...안전책임 놓고 라이더·플랫폼·소비자 의견 '분분'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8.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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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사거리에서 발생한 뒤 불과 사흘 만에 같은 자리에서 다시 배달라이더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오토바이 라이더를 추모하기 위한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촉박한 배달 시간과 낮은 운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고 배달 플랫폼을 직격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라이더의 불법주행과 부주의가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며 안전운행 문화가 우선 정착돼야 한다고 말한다. 사고 책임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최근 선릉역 인근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배달원 사망사고와 관련 라이더의 안전 확보를 위한 공제조합 설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배달 라이더 사망사고 추모 [사진=연합뉴스]
배달 라이더 사망사고 추모 현장.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은 28일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배달수요가 많아졌고, 고인처럼 생계가 막막해서 배달시장에 들어온 수많은 배달라이더들이 있지만, 기초적인 배달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됐다"고 사고 발생 배경을 진단했다. 

라이더들은 플랫폼 기업들이 도로의 현실적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주문 콜 배당과 배달 시간, 경로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결정해 노동자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한다. 배달 수요 증가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으면서 정작  라이더의 안전에 관해선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일부 라이더는 유상보험을 들지 않고 배달을 하고 있다. 자칫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사고피해 차량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무보험에는 현재 배달앱 점유율 20%를 가진 쿠팡이츠가 라이더의 보험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배달할 수 있게 하는 무보험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특정 플랫폼을 직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라이더의 최소한의 안전망인 배달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에 나서겠다며 공제조합을 통해 저렴한 보험료, 의무 유상보험, 안전교육, 배달 교육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업체와의 교섭에서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이륜차 사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30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이륜차 가해 사고 건수는 2018년 1만7611건에서 지난해 2만1258건으로 20%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인데 배달라이더와 소비자는 사고의 원인을 각기 다른 곳에서 찾는다. 라이더 측은 업체 간에 불붙은 배달속도 경쟁이 사고 위험을 키운다고 말한다. 준법운전을 하기 위해선 기본배달료가 현재보다 인상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인도주행, 속도위반, 난폭운전, 안전모 미착용, 차량 불법 개조 등 본인 부주의를 사고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라이더 사고와 관련해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며 안전운행을 하는 문화가 우선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달 라이더 사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플랫폼도 대안 마련을 고심 중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장례비용과 상조비용 등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손잡고 ‘플랫폼배달업자 이륜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로 했다. 김기환(왼쪽부터) KB손해보험 대표, 박해웅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부사장, 김정은 스몰티켓 대표가 지난 2월 업무 협약을 맺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제공]
KB손해보험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손잡고 ‘플랫폼배달업자 이륜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KB손해보험 제공]

결국 중요한 것은 제도적 보완이다. 서울시가 최근 지역 배달대행업체 노동자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배달노동자 10명 중 6명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 개인이 직접 민간 상해보험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라이더 개인이나 배달지사는 산재보험료에 대한 부담으로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통상 배달라이더들은 연간 400만원에서 50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부담한다. 20대 라이더는 개인영업용 오토바이 보험료가 1300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전 연령이 탈 수 있는 오토바이 한 대의 1년 보험료가 3000만원이 나온 사례도 있다. 유상운송 보험료 현실화를 통해 배달 라이더들의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산재보험의 경우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고 있으며, 유상운송종합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업계 2위 요기요도 산재보험과 유상운송책임보험 가입을 필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등 보험사와 손잡고 배달업 종사자가 영업자 보험이 필요한 시간에만 가입할 수 있게 설계된 '온오프' 방식의 이륜자동차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 배달 플랫폼은 아직 단체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다. 주부, 학생, 직장인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배달 라이더에 뛰어드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무보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배달 라이더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에 종속돼 일하고 있으나 법적 신분은 자영업자다. 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