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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풋옵션 분쟁 판정승...공격경영 나서나

  • Editor. 곽호성 기자
  • 입력 2021.09.0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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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과 벌인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단심제로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가 신 회장과 어피니티컨소시엄 사이 주주 사이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영향이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풋옵션 분쟁 등의 문제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이제 과감한 공격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교보생명이 경쟁사들처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 △글로벌 진출 △디지털 강화 △인슈어테크 사업 추진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ICC 중재판정부는 6일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 파트너스, IMM PE, 베어링PE, 싱가포르투자청)이 제출한 1주당 40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풋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거나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풋행사가격을 40만9000원으로 제출하며 이것이 신창재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산한 금액이라고 주장했으나 중재판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ICC는 신 회장이 주주간 계약 상 '기업공개(IPO)를 위해 최선을 의무를 다하겠다'는 조항을 위반했다는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주장에 대해서도 "2018년 9월 이사회에서 이상훈 이사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이 모두 IPO 추진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주주간 계약 위반 정도는 미미하다"면서 "신 회장이 어피니티컨소시엄에 손해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주장한 신 회장의 비밀유지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같은 결과로 지리하게 이어진 풋옵션 분쟁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어피니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제공]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제공]

어피니티 측은 "교보생명 주주 간 계약 의무 위반 사건 관련 ICC 판정 결과 ICC가 신창재 측 패소(losing party)를 명확히 하였음에도 진실 호도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그것은 중재비용 등 매우 일부에 대한 부분"이라며 "핵심 쟁점인 2조원에 대한 풋옵션 행사가 기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어피니티가 최대 쟁점으로 주장한 풋옵션 가격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보생명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어피니티 주요 임원들과 이들에게 풋옵션 가치평가 업무를 받았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 대한 형사재판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검찰은 교보생명 풋옵션 가격 산정 가운데 부당한 청탁 등이 있었다고 보고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3명을 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이번 중재 결과에 따라 한숨 돌리게 됐다.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이 전열을 정비하고 공격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2위였던 교보생명은 최근 자산 기준으로는 3위로 내려앉았다. 풋옵션 분쟁 등을 겪으면서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교보생명 안팎의 상황이 차츰 호전되면서 올해 4월 28일 '비전2025'등을 선포하는 등 재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보험업계 인사들은 우선 교보생명이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디지털화는 전 금융권 최대의 화두다. 교보생명은 올해 5월 21일 우리은행, 우리카드, 미래에셋증권, 한화손해보험, NICE평가정보와 '금융데이터 융합 기반 금융트렌드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댐을 구축하기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6월 금융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받았고, 이어서 본허가를 신청했다.

디지털화 다음으로 교보생명이 검토할만한 것이 해외 사업 추진이다. 교보생명과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2009년 4월 베트남에 진출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점포는 올해 7월 기준 140개다. 

교보증권 본사 [사진=업다운뉴스 DB]
교보증권 본사 [사진=업다운뉴스 DB]

더불어 교보생명이 앞으로 교보증권과 시너지를 내려고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특히 마이데이터의 경우 교보생명과 교보증권이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의 데이터를 합치면 힘이 커진다. 

교보생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슈어테크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슈어테크는 보험과 기술을 합친 표현이다. 

교보생명 소속 보험설계사들은 이제 교보생명이 영업현장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길 요청했다. 아울러 보험업계 인사들은 교보생명 노사가 이번 풋옵션 분쟁을 계기로 더욱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직 보험설계사 A씨는 풋옵션 분쟁 관련 교보생명 보험설계사들의 반응에 대해 "현장의 설계사들은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영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경영권 위기라는 또 다른 악재까지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며 "그 문제가 일단락 됐다고 한다면 이제 영업현장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경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보생명보험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험사들도 ESG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경영행위, 영업행위, 투자활동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ESG가 적극적이고 면밀히 고려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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