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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사' 확정...안전성·미래가치로 글로벌 선두권 도약 발판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9.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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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 분사를 확정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의 경우 국내 배터리업계 빅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가운데, 안전성 이슈가 없는 데다 미래가치가 높아 글로벌 시장 확대와 선두권 도약에 더욱 힘을 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개정 및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E&P)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배터리와 석유개발사업, 두 신설법인의 분할 안건이 80.2% 찬성률로 통과됐다. 또 △지배구조헌장 신설 △이사회 내 위원회 명칭 변경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 일부 정관 개정 안건도 97.9% 찬성으로 가결됐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오전 임시주주총회에서 배터리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분리를 확정했다. 사진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일 이사회에서 배터리 및 석유개발사업이 가진 경쟁력과 성장성을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며 분할을 의결한 바 있다. 

이번 임시주총 승인으로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와 'SK이앤피주식회사(가칭)'는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미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도 대부분 자사의 배터리 및 석유개발 사업 분할과 정관 일부 개정 두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는 입장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지분의 8.05%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를 의식한 입장 정리로 보인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제16차 위원회에서 SK이노베이션의 분할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면서 분할 계획의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 등의 비상장화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임시주총 승인에 따라 SK이노베이션 파이낸셜스토리의 핵심인 '카본에서 그린' 혁신 전략의 추진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분할 이전과 이후 SK이노베이션 조직도 변화.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분할 이전과 이후 SK이노베이션 조직도 변화.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일 '스토리데이'에서 탄소 중심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파이낸셜스토리'를 공개한 이후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배터리 사업과 E&P 사업의 독립경영을 통한 각 사업별 전문성 확보, 의사결정 속도 제고 및 가치 극대화를 위해 각각의 사업을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배터리사업은 이미 글로벌 선두권인 100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 기준 200GWh 이상으로 빠르게 확대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분사가 글로벌 성장 가속화의 터닝포인트가 돼 향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사 결정은 새로운 주력 사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한편, 더 큰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제고하면서 사업을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 결정에 따라 배터리사업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전기처 배터리 서비스사업(BaaS),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석유개발사업은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CCS(탄소 포집·저장)사업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김준 총괄사장은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라며 "회사 분할을 시발점으로 각 사에 특화된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질적·양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신설법인의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총괄해온 지동섭 사장이 유력하다는 설이다.

김준 사장은 배터리 신설법인 상장 계획에 대해  "조급할 필요가 없고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며 "최소한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설 법인인 SK E&P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CCS 사업을 수행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명성 대표가 계속해서 신규 법인의 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오른쪽)와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구매 계약 및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 결정으로 국내 배터리업체 빅3 가운데 한 곳인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다른 경쟁사들보다 안전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이 지난 8일 국내 1위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2024년부터 2026년까지 10조원대 대규모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핵심 소재 파트너사 중 하나인 에코프로 그룹과 함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배터리 양극재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라며 "단순히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넘어, 양사 협력을 통해 소재 산업 자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런 행보는 자사 배터리가 원인이 돼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가 없었을 만큼 독보적인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이날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고품질 배터리 제조는 물론, 핵심 소재에 이르기까지 사업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톱 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굳건한 파트너인 에코프로 그룹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 배터리 탑재 차량의 화재로 곤욕을 치른데 이어, 글로벌 배터리 선두기업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업계에서는 배터리의 안전성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화두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화재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건 사실"이라며 "이같은 평판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마케팅을 이어간다면 업계 선두권 도약이 꿈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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