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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귀해지는 은행 대출…실수요자 돈 가뭄 이어지나

  • Editor. 곽호성 기자
  • 입력 2021.09.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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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곽호성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을 옥죔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돈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대출금리의 경우 올해 말부터 경기 둔화에 따라 하향 안정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2주 만에 0.3%포인트 안팎으로 오르는 등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속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으로 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상승하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력을 받고 있는 은행들이 가산·우대금리를 바꾸면서 대출금리를 시장금리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22일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있는 대출 광고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있는 대출 광고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기조에 따라 더욱 은행대출을 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대출도 심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시중은행에서 돈 구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돈을 급히 구해야 하는 이들이 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이미 금융당국이 내놓은 올해 관리 목표 5~6%에 가까워졌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5680억원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 4.69%(31조4141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지난해 말 대비)이 관리 목표 5~6%를 넘겼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이후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멈췄다. 하나은행은 16일 기준 5.04%, 국민은행은 4.37%, 신한은행은 2.83%, 우리은행은 3.9%다. 전세값과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 상황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돈 가뭄' 속에서 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수요자들이 속출하자, 실수요자에게는 약한 규제를 적용해 급한 불을 꺼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를 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에게만 강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견해다.

은행 대출 관리  [자료=연합뉴스]
은행 대출 관리 [자료=연합뉴스]

수요자들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조치를 시행해 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달 가계대출 관리 조치에 대해 "연소득을 기준으로 한도를 산출하는 신용대출의 경우 연소득의 100% 이내에서 한도 산출했다"며 "9월 10일부터 시행"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한 조치에 대해 "7월 19일부터 일부 신용대출 중도상환해약금 적용을 확대했고 이번달 1일부터 전세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상품 부수거래 감면금리 항목 변경해 우대율을 0.3%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외에 10일부터 일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추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대출 금리와 관련해선 올해 말부터 하향 안정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출 금리에 대해 "조금 더 오를 것 같다"면서도 "4분기 후반부터는 시장금리 중심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는 "경기가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7월을 고점으로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하락 추세로 전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경기가 언제 좋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의 통로를 옥죄다보니 서민과 담보로 대출받아 버텨보려는 대출수요자는 더욱 어렵게 됐다고 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지금과 같은 일률적이고 급격한 대출억제보다 수요자별 정교한 정책을 펴고 시장을 왜곡시키는 금융정책의 시도를 자제하고 시장개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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