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정보 제공 요청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파트너십 강화와 더불어 우리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경 이 사안을 중점 논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 외에도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안일환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의 본격 가동에 앞서, 미국 반도체 정보제공 요청 동향 및 대응방향을 정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정부는 최근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현황과 지금까지의 진행상황 및 주요국 반응 등을 종합 점검하고, 향후 촘촘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측과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구축된 양측 간 반도체 협력 파트너십을 토대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기업의 입장이며, 업계와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제1차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에서 이 사안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검토와 관련해 중국과 대만 등 신규 가입 논의 동향도 점검했다. 그 간의 논의를 토대로 경제적·전략적 측면에서의 가입 영향을 검토하고, 향후 추진일정을 중점 논의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반도체 공급망 위기에 대한 공개 의견 요청 알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관보에 게재해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업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해당 회사가 제조 가능한 반도체 유형부터 제품별 월 매출 등을 세세하게 명시하도록 하고, 매출 상위에 있는 주력 제품은 고객사 명단과 고객별 해당 제품 예상 매출과 비중과 더불어 현재 확보 중인 일별 재고 수준까지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미국 정부가 45일 내 정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 우리 기업들이 곤혹스러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날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 참석하면서 현지의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양자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여 본부장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 제공 요청에 대한 우리 기업의 우려를 전달했고, 미국 측은 전 세계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조치라며 한국 정부의 우려를 관계부처와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