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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하는 식재료값...유통업계 '부담 전가 최소화' 대응법은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11.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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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일명 '밥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가 매섭게 치솟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급감에 글로벌 물류 대란까지 더해진 여파다. 식재료를 차별화 전략 품목으로 앞세운 대형마트을 비롯한 식품업계와 식자재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들 기업들은 사전 산지 직매입 계약을 확대해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식량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1년 사이 3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식품가격지수(FPI)에 따르면 지난달 식량 가격은 3개월 연속 올라 전월 대비 3% 상승했으며, 지난해 10월보다 31.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식품가격지수는 133.2포인트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곡물 등 농산물 가격 급등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에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슈퍼, 절임배추 등 할인판매 [사진=롯데슈퍼 제공]
롯데슈퍼, 절임배추 등 할인판매 [사진=롯데슈퍼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겨울 김장에 사용할 가을배추 생산량은 118만t으로 평년보다 8%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11~12월 가을배추 도매가격이 10㎏당 6900~7500원으로 지난해 평균(6982원)보다 비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배 면적 감소에 따른 도매가격 상승이다.

여기에 냉해 피해가 커지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춘 식재료를 확보하기도 어려워졌다. 지난달 전국 가맹점을 두고 있는 유명 패스트 푸드 업체들은 급등한 양상추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햄버거에 양상추를 넣지 못했다며 소비자에게 양해를 구해야 했다.

이에 유통가는 산지 직송 계약을 늘리며 고품질 물량 확보에 나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GS수퍼마켓)는 10일부터 2차 '밀양 농산물 산지 직송전'을 시작했다. 2차 직송전에선 이른 한파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대폭 오른 상추와 부추, 고추, 단감 등을 판매한다.

GS더프레시는 2차 직송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밀양시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직접 사들인 물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2018년부터 밀양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판로를 확대해 왔다. 적극적인 협업은 물류비 상승에 따른 운송비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산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더프레시 '밀양 농산물 산지 직송전' 이미지 [사진=GS더프레시 제공]
GS더프레시 '밀양 농산물 산지 직송전' 이미지 [사진=GS더프레시 제공]

롯데슈퍼는 김장철을 맞아 전국 302개 점포에서 절임배추와 김장용 부재료 등을 할인 판매한다. 롯데슈퍼는 매년 김장철 배춧값이 오르는 상황에 대비해 해남과 괴산, 고창, 평창 등 유명 배추 산지와 계약 재배한 물량을 6개월 전부터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국내 최대 산지인 전남 해남 절임 배추 물량을 지난해보다 125% 늘렸다. 국산 무도 72%가량 확대했다. 도형래 롯데마트 채소MD는 "배추가 ‘금(金)추’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해남 배추를 사전에 확보하고 김장 물가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등 대기업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는 주요 식재료 공급을 충분히 확대해 비축분을 확보했다. 채소, 과일 품목별 담당 MD가 전국 주요 산지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비교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선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음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

산지 직송 계약이 어려운 이커머스 업계에선 값이 비싸진 식재료를 대신할 품목을 선정, 할인 행사를 기획하는 등 대체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반 배추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절임 배추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자 이에 맞춰 절임 배추와 김장 키트를 선보이고 있다. 김장 키트는 이미 만들어진 양념을 절임 배추에 채워 넣기만 하면 된다. 보관 등이 상대적으로 쉽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산지 직매입 확대로 가격 변동을 최소화한다지만 이는 미봉책"이라며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신선식품뿐 아니라 완제품 가격 인상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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