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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이재용 강렬한 방미 마침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본격화로 '뉴삼성' 큰 걸음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1.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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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첫 미국 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의 진면목을 보였다. 지난 14일부터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통해 미래 먹거리랄 수 있는 백신과 차세대 이동통신 등 주요 전략사업을 챙김과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본격화한 이 부회장은 '초격차'를 넘어 미래 ‘뉴삼성’을 향한 광폭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출장을 통해 경영 복귀를 공식화한 이 부회장이 민간외교 사절로서의 역할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탑티어 기업의 위상을 재정립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동맹 강화와 함께 한동안 주춤했던 삼성의 인수합병(M&A)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4일 미국에 건설할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5월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 방침을 밝힌 뒤 최종 입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이 부회장이 화룡점정한 것이다. 이번 미국 출장의 강렬한 마침표로서 '뉴삼성'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직접 이끌어온 만큼 이 부회장이기에 이번에도 직접 나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 투자 결정을 내렸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20조원)로 5G, HPC(고성능 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양산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의 기흥·화성-평택과 미국의 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되고, 신속한 수요 대응과 더불어 신규 고객사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의 기대다. 아울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다양한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 8월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 240조 투자 4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메모리 절대우위 유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기반 마련'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투자액을 기존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는 이 부회장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가 구체화되고 본격화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당시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제2공장 건설 계획. [그래픽=연합뉴스]

이같은 배경 속에 이 부회장의 올해 첫 행보 역시 지난 1월 4일 삼성전자 평택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서 시스템반도체를 챙기는 것으로 시작했고, 시스템반도체에 필수적인 반도체 설비 확보에도 직접 나서는 등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설비인 EUV 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가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무역환경 급변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이번 미국 투자 이후에도 평택을 중심으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성과에 주목할 만 한 점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공식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민간외교 사절을 자처하며 미국 출장길에 올라 단숨에 백신과 반도체와 관련한 무거운 과제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뉴삼성을 이끌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열흘 방미 기간 동안 강행군을 거듭했다. 백악관과 의회 핵심 관계자와 잇따라 회동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반도체 기업 대상 인센티브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광폭행보를 거듭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또 지난 20일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과 아마존 고위 관계자를 만나 AI·클라우드 사업등을 논의했고, 16일과 17일에는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 모더나, 세계 최대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 미래 먹거리가 될 바이오와 6G 등의 주요전략사업을 손수 챙겼다.

이같은 이유로 재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부회장 가석방 이유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였던 만큼 이 부회장이 이번 방미 기간 동안 민간외교 사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했했다는 점을 들어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공적으로 방미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이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뉴삼성의 밑그림을 그리고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맥이 끊긴 글로벌 M&A 추진에도 얼마나 탄력을 붙여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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