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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1구역 재건축, '수주1위 굳히기' 대우건설이냐 '브랜드 약진' 한양이냐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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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건설사들이 고지전을 방불케 하고 있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이라는 상징성을 갖춘 또 한 곳의 재건축 사업지인 은평구 불광1 주택재건축사업의 시공사가 대우건설과 ㈜한양으로 압축됐다. 연간 도시정비 1위를 기록하면서 4조원 클럽을 눈앞에 둔 대우건설과 규모는 중견 건설사이지만 수자인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한양이 정면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양 건설사의 수주전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연상케할 만큼 규모면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최근 정비시장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대형 건설사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번 시공권의 향방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불광1구역 재건축사업 2차 입찰을 마감한 결과 대우건설과 한양이 최종 참여했다. 이 사업은 서울 은평구 불광동 일대 구역면적 2만5692㎡에 지하3~지상15층 아파트 52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축하는 프로젝트로 추정 공사비는 1160억원이다. 사업 시행은 하나자산신탁이 맡아 다음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2026년 초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광1구역 재건축 사업 위치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제공]
불광1구역 재건축 사업 위치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제공]

앞서 지난 8월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11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등 흥행이 예측됐지만 막상 9월에 열린 1차 입찰에는 대우건설만 참여하면서 유찰된 바 있다.

이곳은 입지적으로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과 인접한 역세권 단지로 GTX-A노선이 정차할 연신내역과도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데다 풍부한 녹지 공간과 교육시설까지 자리 잡고 있어 사업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왔으나 대우건설을 제외한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들이 모두 입찰을 포기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만큼 대우건설의 수주 의지가 강했다"면서 "아울러 올 연말까지 서울의 정비사업이 여러 곳이기도 해서 굳이 경쟁하기를 꺼리는 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였던 현대건설도 흑석9구역, 마천4구역 등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5위의 대형 건설사임과 동시에 11월 현재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할 만큼 쾌조의 진격을 보이고 있다. 4501억원 규모의 흑석11구역 재개발수주를 시작으로 총 14개 사업지에서 3조7774억원의 수주액을 거두는 성과를 보이면서 이미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불광1구역까지 수주할 경우 도시정비 수주액 4조 클럽도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는 점에서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 입장에서 기존 입찰대로 공약을 지킬 것"이라며 "브랜드에 걸맞은 사업제안서를 내놓고 조합원들의 최대 이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주 1위를 노리는 대우건설과 수자인 브랜드를 리뉴얼한 한양이 불광1구역에서 맞붙었다. [사진=각 사 제공] 

이번 입찰은 대형 건설사들이 대우건설과의 대결을 피한 가운데 중견 건설사랄 수 있는 한양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한양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38위로 규모나 브랜드에서 밀리는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역 인근 부동산 전문가는 "입찰이 성립된 건 다행이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승부의 추가 기운 것으로 여기는 조합원들도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양은 불광1구역과 인연이 없지 않다. 2006년 불광1구역에서 불과 200m 거리에 155가구 규모의 '북한산한양수자인' 단지를 준공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10년 만의 아파트 브랜드 수자인 리뉴얼을 통해 주택사업에서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조원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대전에서는 대덕구 읍내동 공동주택 신축공사의 시공권을 각각 따냈다. 서울에서도 노량진 역세권 청년주택 신축공사 수주에도 성공한 데 힘입어 이제는 소규모를 넘어 서울의 재건축 현장까지 영역을 넓히려 하는 분위기다.

한양 관계자는 "수자인 리뉴얼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주택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성과도 내고 있다"면서 "불광1구역 조합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안을 할 자신이 있고, 사업성이 좋은 곳이라고 판단해 입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해외 시장에서 국내 주택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서 깃발 꽂기에 성공한 가운데, 설자리를 잃어가던 중견 건설사들이 새 무기를 들고 경쟁하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 부쩍 힘을 내고 있는 두산건설은 지난 6월 강원도 원주시 원동남산 재개발사업을 두고 한화건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고, 대전 동구 성남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놓고도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부활의 나래를 폈다. 코오롱글로벌도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대우건설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대구에서는 GS건설과 중구 서문지구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두고 팽팽한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은 올해 수주 1위의 기회가 온 만큼 한 곳이라도 더 영역을 차지하는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어 불광1구역 조합원들의 표심도 강하게 끌고 올 것"이라면서도 "한양은 잃을 게 없는 도전자 입장이다 보니 수주전을 얼마 만큼 효과적으로 벌이느냐에 따라 추후 수자인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해 조합원들에게 파격적 제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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