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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수주증가·드릴십매각 겹호재, 조선업계 내년 흑자전환 '파란불'...미결 과제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2.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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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올 들어 국내 조선업계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빅3를 중심으로 긴 악재의 터널을 벗어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증가와 더불어 재고자산이었던 드릴십을 매각하는 등 잇단 호재를 맞고 있다. 대한조선·대선조선·케이조선·한진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 4곳 또한 구조조정을 마치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슈퍼사이클(초호황)과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은 유럽지역 시추 선사와 2억4500만달러 규모의 드릴십 1척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선체 크리닝, 시운전 등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거쳐 2023년 1분기 내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유럽지역 시추 선사에 2.45억달러 규모의 드릴십을 매각했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이번에 매각한 드릴십 선박은 2014년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트랜스오션(옛 오션리그)으로부터 수주했다. 하지만 저유가가 이어져 2019년 10월 계약이 해지되면서 삼성중공업이 건조 후 매각을 추진해 온 재고자산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진행된 유상증자의 성공으로 1조3000억원 현금을 확보한데 이어 이번 드릴십 매각으로 약 3000억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하면서 유동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개선이 기대되고 수년간 속을 썩이던 드릴십들이 잇달아 용선과 매각에 성공해 시황도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향후 추가매각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6월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사이펨과 드릴십 1척의 용선 계약을 체결해 지난달 인도를 마쳤다. 이 계약에는 매입 옵션이 포함돼 향후 완전 매각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 추세에 힘입어 시추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나머지 남은 드릴십 3척도 조속히 매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드릴십 1척을 매각했다. 2011년 미국 시추사 벤티지드릴링으로부터 수주했던 코발트 익스플로어다. 이 선박은 그동안 인도 대상을 찾지 못하다가 터키 시추사 터키페트롤리엄과의 매각 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이달 들어 대우조선해양은 LNG 선박 수주에도 스퍼트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북미지역 선주들로부터 LNG운반선 4척, LNG운반선 2척을 각각 수주하면서 총 1조4956억원의 수주액을 추가, 올해 수주액은 모두 104억4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100억달러 이상 수주에 성공한 것은 2014년(149억달러)이후 처음”이라며 “3년치 이상의 일감이 들어와 있어 곳간도 가득 찬 셈”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이미 올해 목표를 채운데 이어 이달까지 225억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해 목표를 151% 초과했다.

중형조선사들이 정부의 ‘K-조선’ 비전에 따른 지원 강화로 재도약의 기틀을 잡았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형조선사들이 정부의 ‘K-조선’ 비전에 따른 지원 강화로 재도약의 기틀을 잡았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업계가 최근의 조선업황을 더욱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메이저3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대한조선·대선조선·케이조선·한진중공업 등의 중형조선사들도 긴 부진의 늪을 벗어나 재도약의 기틀을 다졌다는 점이다.

이들 중형조선사들은 정부가 지난 9월 ‘K-조선 비전'을 선포한 이래 지원이 강화를 본격화하면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의 '최근 3개년 중형조선사 수주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중형조선사 4사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중형조선사 전체로 살펴봐도 지난해보다 3배가량의 수주 증가를 기록해 호조를 이어갔다.

구조조정을 마친 대선조선이 22만7000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해 직전 2년간의 수주실적(22만5000CGT)을 넘겼다. 한진중공업도 일반상선(컨테이너선 4척)을 6년 만에 수주하는가 하면, 대한조선은 연간 수주목표(14척)을 지난 9월에 일찌감치 넘겼고, 케이조선은 지난해의 4배가 넘는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문제는 아직 EU 등 경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넘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같은 호재 속에서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올해도 풀지 못한 마지막 과제로 남는 분위기다. 

앞서 2019년부터 정부와 산업은행이 추진한 양사의 합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연합(EU)를 비롯한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EU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 간 기업결합 심사를 재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는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심사를 일시 유예한 이후 1년 4개월을 더 끌고 있는 이번 심사기한은 내년 1월 20일까지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결합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싱가포르의 승인을 마치고, EU와 한국(공정거래위원회), 일본의 심사 통과를 남겨 놓고 있어 이번 심사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결국 고부가가치를 지닌 대형 LNG 운반선의 독과점에 대한 유럽 선사들의 우려가 EU의 결정을 망설이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한국조선해양의 LNG선 시장점유율은 50%를 넘어 60%대까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빅3는 고부가가치선을 중심으로 대형 수주 릴레이와 악성재고를 떨쳐내고 있고, 부진했던 중형조선사들도 구조조정을 끝내고 경쟁력을 갖춰 내년 흑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도 "다만 최근의 철강재 가격 상승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지연 등과 같은 악재들도 곳곳에 잠재해 있어 플랜B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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