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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쪽지, 그게 빈약해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2.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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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쪽지가 조현아 자신과 항공사를 일거에 더욱 옥죄는 분위기다. 조현아 쪽지의 어설픈 사과는 결국 아니 한 것만 못한 꼴이 되고 말았고 조현아의 인간미에 대한 의구심은 끝간 데 없이 커졌다. 조현아 쪽지는 마치 파급력이 강력한 바이러스 전파력을 향상시키는 촉매 작용을 한 셈이 됐다. 지금 대중의 시선은 조현아 쪽지에 진실성이 담겨 있었느냐 그 반대였느냐는 쳐다보지 않고 ‘조현아는 하는 행동마다 미운 짓만 골라서 하나’라는 부정적인 평가로 귀착되었다.

 

 

그럼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조현아 쪽지 사과는 왜 이렇게 활화산 같은 여론의 비등을 초래했을까? 조현아 쪽지는 왜 박 사무장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했을까?

그 첫 번째 이유는 조현아가 쪽지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과 국토부라는 거대 권력 앞에서 심각한 무력함과 좌절, 낙담을 경험하고 있는 판국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미뤄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현아 쪽지를 주러 간 날 전에 미리 집으로 찾아간단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현아는 자신에 의해 촉발된 땅콩 리턴 사건으로 박 사무장이 가뜩이나 기분이 처지고 기운도 쇄진한 상태일 텐데 조현아 자신이 무턱대고 찾아가도 ‘어서 오십쇼’라고 반길 것이라 생각했던 걸까? 결국 조현아 쪽지 건넨 시점의 조현아 씨의 상황판단 능력은 제로에 가까워 보인다. ‘어찌 이런 분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항공사의 부사장 노릇을 했을까’ 라는 질문과 허탈감을 금할 수 없는 이유다.

조현아 쪽지가 실패한 두 번째 이유는 내용의 빈약함이다. 사과의 성패는 진정성과 방식에 달려 있다. 그런데 조현아 쪽지는 전달 방식도 아름답지 못했지만 상대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는 진정성은 턱없이 모자라 보였다. 조현아 쪽지에는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설명과 함께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고작이었다.

쪽지 말미에 쓴 ‘조현아 올림’이라는 구절이 감지덕지하게 다가오는 것은 박 사무장 한 사람만의 심정이 아닐 듯싶다. 조현아 쪽지에 그런 표현마저 없었다면 대중의 비난은 조현아에게 돌멩이를 던지는 수준이 아니라 폭탄을 던지는 격으로 격화됐을 것이다. 조현아 쪽지에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말만 들어 있었더라면 훨씬 더 부드러웠을 것을! 조현아 씨는 아직도 자기가 그리 큰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수첩을 찢어 몇 마디 적은 조현아 쪽지는 그래서 큰 실망감을 안겼다.

정성과 인간미, 진실함이 결여된 조현아 쪽지는 대한항공 전체에 대한 불신 분위기를 더욱 크게 확산시키고 조현아는 물론 회사 전체에 대한 사법당국의 처벌을 높이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자업자득! 인간을 인간으로 대할 줄 모르는 사고는 조현아 쪽지 내용과 전달 방식에 그대로 드러났고 오너 일가는 마침내 그에 대한 처절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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