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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짐승' 발언, 갈수록 세지겠다는데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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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집권 직후인 2003년 3월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검사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심기가 불편해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던진 이 한마디가 떠오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동지이자 친구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이쯤되면 이런 한마디로 대응했을 법했다. 하지만 "그만 넘어가자"고만 했다. 13일 호남을 찾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날린 원색적인 '짐승' 발언에 대한 대응은 무대응이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013년 대선 후보 단일화 때의 앙금이 가시지 않은 듯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인면수심을 꺼내들어 공세를 취했다. "양보한 것 하나만으로 고맙다고 하는 게 인간으로 기본적인 도리 아닌가? 그런 말 하는 건 짐승만도 못한 거다." 야권 단일화를 위해 후보를 양보했건만 다시 맞은 대선 정국에서 '그때 도와준 게 뭐 있느냐'는 뉘앙스의 문 전 대표 진영 비판에 안철수 전 대표가 정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야권의 심장인 광주를 찾아 '강철수와 국민요정-대한민국 정정당당 토크쇼'를 열며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공세에 시동을 걸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강철수'라는 별명을 처음 붙여주신 곳이 바로 광주다. 저를 '강철요정'으로 불러달라"며 이번 대선을 "끝까지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더니 9일 뒤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반문연대를 반(反)정권교체 연대라고 일축한 것과 관련해 "본인만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교만함이 묻어나오는 표현"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전 대표의 '짐승' 발언은 이때가 전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한 강공이 이어졌다. 안철수 전 대표는 "힐러리가 선거에서 졌다고 샌더스 때문에 졌다고 탓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실은 지난 대선 이후로 계속적으로 그쪽에서 비판하는 것 중 하나가 흔쾌히 안 도와줘 자신들이 졌다는 표현인데 참 어처구니 없다. 인류역사상 누가 안 도와서 졌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 선거는 본인 실력으로 당선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40여회 이상의 전국유세, 그리고 또 3회의 공동 유세가 흔쾌하지 않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그럼 뭐 100번 이상 해야 흔쾌하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으며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2주가 지난 뒤 안철수 전 대표는 '짐승' 발언으로 수위를 극도로 높였다. 그래도 너무 세게 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는 "저는 갈수록 세진다"고 결연한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을 3당 체제에서 균형과 견제의 캐스팅보트로 만들어준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안철수 전 대표로선 원색비난 논란에도 문재인 전 대표 공격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다소 감정이 격해진 면도 없지 않지만 갈수록 세질 것이라고 밝혀 공세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의 '짐승' 발언은 인신공격성 막말 논란의 소지가 있고 지지층과 부동층의 냉소감을 불러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승부수가 될 수도 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의 '짐승' 발언에 대해 "우리 정치판의 품격이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비판한 뒤 "문재인은 박근혜 된다느니 대통령 다된 줄 안다에 이어, 짐승만도 못하다는 막말의 종결판!"이라며 일갈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가만히 입을 닫고 있지만 문재인 진영의 반격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 지 관심을 모은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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