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마침내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바다 한가운데 정박한 채 행해진 세월호 물 빼기와 기름 빼기, 고박, 날개탑 제거 작업 등을 모두 마친 반잠수선이 무사히 105km 거리의 항해를 마치고 31일 낮 1시 쯤 목포신항에 접안한 것이다. 예상보다 1시간 정도 빠른 시각이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작업팀은 반잠수선 위에서의 출발 준비 작업을 전날 밤 모두 마쳤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야간보다는 낮시간을 택해 반잠수선 운항을 개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세월호를 거치한 반잠수선 '화이트 말린'은 31일 오전 7시 쯤 목포신항으로의 항해를 시작했다.
반잠수선은 시속 18km 내외의 속도로 운행하다 가사도 해역에 이르러 도선사 두 명을 태우느라 잠시 멈춰섰다. 이후 항해를 재개한 반잠수선은 목포신항을 8km 정도 남겨둔 곳에서부터는 작은 배의 안내에 따라 조심스럽게 신항 접근을 시도했다.
낮 1시 무렵 목포신항에 도착한 '화이트 말린'은 곧바로 철제부두에 배를 접안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반잠수선은 배를 안전하게 접안시킨 뒤 갑판의 높이를 항구 바닥면과 맞추는 작업을 벌였다. 높이 맞추기는 반잠수선 탱크 속 물을 넣고 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반잠수선이 완전히 고정되면 이동 수단인 모듈 트랜스포터 400여개를 세월호 밑으로 집어넣은 뒤 항구 거치 작업을 벌인다. 그 이전에 해상에서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날개탑 아래의 지지대를 제거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진다.
반잠수선이 운행을 결행한 이 날 현장의 바다 날씨는 온화했다. 이른 아침부터 약간의 비가 내렸지만 해수면은 잔잔한 상태를 유지했다.
세월호를 싣고 목포신항에 도착한 반잠수선은 길이 216m, 폭 63m에 이르는 거대한 특수선박이다. 선적 가능한 중량은 세월호 무게의 6~7배에 달하는 7만톤이다.
조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