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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만남의 불씨를 횃불로" 김여정 "평양서 다시"...소녀시대 서현-현송월 단장도 깜짝 공연으로 작별인사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8.02.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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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 관혁악단 공연 함께 관람 뒤 고별 인사, 김여정 등 北대표단 귀로
소녀시대 서현 깜짝 등장, 북한예술단과 합동 공연...현송월 단장도 직접 작별 노래 선사

[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우리 만난 게 소중하다.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문재인 대통령)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하나 되는 그 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예술단 공연을 함께 관람하는 일정을 마지막으로 2박 3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김정일 전용기 편으로 귀로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2차 공연을 관람하기 전 환담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이같이 대화를 나눴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북한 고위급대표단 일행과 함께 방남 일정 중 네 번째로 만나는 문 대통령과 공연을 관람하기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립극장 인근 반얀트리 호텔에서 연 만찬에서 건배사를 통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초청한 문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져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했다.

15년 만에 이뤄진 북한 예술단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소녀시대 서현과 북한 가수들이 피날레 무대에서 함께 부른 ‘우리의 소원’과 '다시 만납시다'였다.

짧은 하얀색 원피스 차림의 서현은 롱 드레스를 입은 북한 여성 중창단과 화음을 맞춰 '통일'을 노래했고 객석의 기립박수 속에 서현과 예술단원들은 뜨겁게 포옹했다.

서현과 북한 여성 중창단이 꾸민 무대에 앞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이 등장해 직접 노래를 부른 것도 만나자마자 헤어지는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현송월 단장은 “저는 이번에 두 번이나 분단의 선을 넘어 여기 남쪽으로 왔다. 그 과정에서 너무도 지척인 평양과 서울의 거리와 달리 서로가 너무도 먼 것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송월 단장은 “강릉에서 목감기가 걸려 상태가 안 좋지만 그래도 단장인 제 체면을 봐서 다른 가수들보다 조금 더 크게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뜨거운 박수를 받은 현송월 단장은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으로 고별 인사를 대신했다.

북한 예술단 마지막 공연을 관람한 뒤 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마음과 마음을 모아 난관을 이겨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김여정 부부장은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시라,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시라"고 거듭 평양 초청 의사를 밝히며 북으로 출발했다.

9일 김정은 전용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경한 북한 고위급대표단 김여정 일행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으로 2박3일 간의 방남 일정을 시작, 첫날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다. 개막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초청된 평창올림픽 환영 리셉션에는 북한 대표단장 자격으로 김영남 위원장만 참석했다.

기대를 모았던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 간에 북미 정상급 인사의 조우는 펜스 부통령이 미국 선수단과 만찬 약속을 이유로 용인 리셉션장에서 5분 만에 자리를 뜨면서 성사되지는 않았다.

곧이어 평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김영남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이 참석했는데 바로 아랫줄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 옆에 펜스 부통령 부부가 앉았음에도 두 번째 북미간 조우도 불발됐다. 이들은 서로 악수나 인사 등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아 여전히 북미간의 냉랭한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시종 미소를 잃지 않은 김여정 부부장과 개막식 초반과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때 나눈 악수에 대해 외신들은 ‘역사적인 악수’로 높게 평가, 북한 권력층 실세인 김여정의 방남 효과가 기대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대표단이 다음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한 뒤 기념촬영에 이어 오찬까지 함께 한 것은 하이라이트였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청와대를 찾은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때인 2009년 8월 이후 8년 6개월 만이었다. 특히 김일성 일가, 이른바 ‘백두혈통’으로는 김여정 부부장이 첫 방남에 이어 청와대까지 최초로 찾은 것이 큰 선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김여정 부부장은 특사 자격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달과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평양 초청의 뜻도 직접 구두로 전해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방북 초청을 즉시 수락하는 대신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확답을 피했다. 비핵화에 대한 한미간 공조와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과 우려 시각을 불식시키는 여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친서 전달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은 북남관계 개선 문제와 관련하여 남측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신년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남북관계를 어떻게 하나 당사자들끼리 풀어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서로 긴밀히 협력하여 남북공동의 번영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직접 문 대통령과 비교적 긴 시간 오찬을 갖고, 또 청와대 접견 이후엔 이날 밤 올림픽 최초의 남북 단일팀 코리아의 여자아이스하키 첫 경기까지 동반 관람한 점을 비춰 볼 때 북으로 돌아간 뒤 김정은 위원장에 직보를 통해 ‘포스트 올림픽’ 스탠스 조율에 관련해 남측의 시각을 어떻게 반영할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김여정 방남은 국제사회의 인식 변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CNN은 10일(현지시간) 평창동계올림픽 외교전에서 금메달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이목을 모으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해 미소와 악수, 청와대 방문록 메시지 등으로 한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평창올림릭 폐막식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에 비교되기도 하는 김여정이 김정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측근이며 북한을 군국주의 국가로 보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뒤엎는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이번 북한 고위급대표팀 방남을 통해 김정은 '특사외교'와 이전 남북정상회담 비밀교섭을 탈피한 파격적인 방북 공개초청으로 남북 정상간의 진전된 대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남북관계 개선의 '훈풍'이 평창과 서울을 녹여 문 대통령이 지난해 베를린 선언으로 강조한 ‘한반도 운전대론’에 시동을 걸였지만 평창에서 정상급 인사들의 북미 접촉이 이뤄지지 않아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대화의 불씨‘를 살려내려는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 행보가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김정은의 방북 초청에도 흔쾌한 수락 대신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라는 전제를 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문 대통령으로는 비핵화 문제에서 시각차가 현격한 북미 관계의 복잡한 실타래를 푸는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시에 남북대화의 비전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나가야 하는 과제를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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