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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부탱 ‘SNS테러’한다고 후련할까? 서이라는 당하는데…‘역지사지’ 없이는 평창이 그늘진다

  • Editor. 김규현 기자
  • 입력 2018.02.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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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규현 기자]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거머쥔 캐나다의 킴 부탱의 SNS가 한국 누리꾼들의 항의 세례로 끝내 빗장을 걸어잠가야 했다. 최민정의 반칙패와 킴 부탱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한국 누리꾼들이 킴 부탱의 SNS에 악플을 달며 살해 위협까지 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킴 부탱은 13일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 인스타그램에 최민정에게 반칙 행위를 한 킴 부탱에게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의 의해 한글과 영어가 섞인 수천 개의 악성 댓글폭탄을 받았다.

킴 부탱의 SNS에는 한글과 영어로 된 악플들이 달렸으며 “부끄러움을 알아라”, “그렇게 배웠냐” 등 외에도 영어로 인격모독을 하는 메시지가 수백 건 올랐다. 심지어는 “찾아가서 죽이겠다”, “평창에서 돌아다니지 말라”는 협박 메시지까지 나와 다른 누리꾼들로부터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캐나다 CBC방송과 내셔널포스트 등에 따르면 캐나다올림픽위원회는 킴 부탱에 대한 한국 누리꾼들의 'SNS 테러‘ 행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우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캐나다빙상경기연맹과 보안 인력, 캐나다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해 처리하겠다”라고 밝혀 법적인 조처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극단적인 협박을 받는 피해자는 킴 부탱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서이라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에 의해 SNS 테러를 당하고 있다.

전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 6조에 출전했던 서이라는 중국 한톈위의 페널티 덕에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서이라는 경기에서 3위를 기록했고 한톈위가 1위로 결승선을 밟았지만 경기 도중 선두로 달리던 서이라의 진로를 막은 것이 페널티로 받아들여져 실격돼 서이라가 승격된 것이다.

이에 앙심을 품은 중국 누리꾼들은 서이라의 인스타그램에 한글과 중국어를 섞은 욕설을 퍼부으며 수천 건의 악플을 달았다. 이런 상황에도 서이라는 “여러분들 사랑으로 대해주세요”라는 댓글을 남겨 의연한 대응을 보였다.

올림픽에서 승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타국 선수 SNS에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이 빈번하게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에도 영국 쇼트트랙 대표 엘리스 크리스티가 한국 박승희와 출동한 뒤 SNS 테러를 당해 두려움을 호소한 사례도 있다. 당시 엘리스는 “생명에 위협까지 느꼈다”고 심경을 토로해 충격을 던졌다.

이런 공격적인 SNS 테러 외에 평창올림픽에서는 지나친 관심도 특정 선수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스키점프 국가대표 조나단 리로이드는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외모로 화제가 된 뒤 리로이드의 SNS를 찾는 한국팬들을 많이 얻었다. 한국팬들은 댓글을 통해 “여권을 태워버려(나랑 한국에서 살자)”, “결혼해달라”, “떠나지 말라”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스키점프 국가대표 조나단 리로이드는 자신의 SNS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팬들에게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한 팬들의 눈살맞은 행동이 계속돼 한국팬들 사이에서도 싸움이 일어났다. [사진출처=조나단 리로이드 인스타그램]

하지만 리로이드는 이에 대해 “한국 팬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만해 달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리로이드의 요구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SNS는 접속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한 대화의 창구역할도 하지만, 직접적인 욕설과 비난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문제와 논란을 일으키는 역기능이 승부의 세계를 바라보는 스포츠 문화의 왜곡을 불러오고 있다.

팬들이 걱정하는 만큼 선수들은 약하지 않다. 실격같은 실패에도 의연하게 뚜벅뚜벅 시련을 헤쳐나가는 힘이 진정한 스포츠의 정신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최민정도 그렇다. 서이라의 SNS 메시지를 빌려 실격 충격을 털어내고 남은 3개 종목에서 재도전 의지를 다졌다. 최민정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활짝 웃는 사진을 올리며 서이리가 탈락한 뒤 올린 "꿀잼이었다고 한다“는 문구를 따라쓰며 ”가던 길 마저 가자"고 밝혔다. 그 메시지 다음에는 서이라에게 태그를 걸어 위로와 격려를 나누는 마음도 담아냈다. 

킴 부탱, 서이라, 리로이드 사태는 자칫 평창올림픽을 그늘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빗나간 애정과 과도한 관심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예전부터 이어져왔던 SNS 관련 사건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문제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출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응원과 격려만으로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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