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민주당 싹쓸이’로 6·13 전국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정부여당은 국정동력의 큰 힘을 얻게 된 반면 야권은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은 나왔지만 이토록 일방적인 승리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14일 6·13 지방선거 개표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이 무려 14곳에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2곳에서 이겼고, 제주는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12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11곳을 승리한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로 끝났다. 한국당은 경북 김천에서 송언석 후보가 접전 끝에 신승해 한 석을 지켰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박원순) 경기(이재명) 인천(박남춘) 강원(최문순) 대전(허태정) 세종(이춘희) 충남(양승조) 충북(이시종) 광주(이용섭) 전남(김영록) 전북(송하진) 부산(오거돈) 울산(송철호) 경남(김경수)에서 당선자를 냈다. 총 14곳이다.

재보궐 선거도 서울 송파을(최재성)·서울 노원병(김성환)·인천 남동갑(맹성규)·부산 해운대을(윤준호)·울산 북구(이상헌)·경남 김해을(김정호), 광주 서구갑(송갑석)·전남 영암(서삼석)·충남 천안갑(이규희)·충남 천안병(윤일규)·충북 제천단양(이후삼)에서 승리했다. 11석 의석수 추가다.

민주당의 압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꼽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전날 6·13지방선거 압승을 전망하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대해 “(국민들이) 1년 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1년이 지나면서 평화의 길이 열리는 그 가도에 국민들께서 힘껏 힘 모아줘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소폭 올라 75%선을 넘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성인 1006명을 상대로 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p)하고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지난주 주간 집계보다 2.8%p 오른 75.1%로 집계됐다. 민주당도 지난주보다 2.8%p 오른 56.6%로 1위를 굳건히 지킨 반면, 한국당은 19.5%에 그쳤다. 그밖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정부의 매끄러운 국정운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권이 국민들로부터 신뢰감을 상실한 부분도 선거 결과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시사평론가 전원책 변호사는 전날 MBC ‘배철수의 선거캠프’에서 경기도지사 출구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김부선 스캔들’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느냐에 관한 분석이 이어질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영향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이부망천’ 사건은 엄청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전원책의 발언에 배철수 역시 “인천 사는 제 친구도 무지하게 화를 내더라”고 덧붙였다.

‘이부망천’은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YTN 인터뷰에서 “서울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서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한 부분을 줄인 신조어다.

한국당을 이끌었던 홍준표 대표의 전략적 판단 실책이 선거 참패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 평화무드가 무르익는 가운데 여전히 북한에 적대적 발언만 고수했던 홍준표 대표 인식이 국민정서와 동떨어졌다는 얘기다.

홍준표 대표 후임자로 경남지사로 당선된 민주당 김경수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과정에서도 민심과 여론과 (홍 대표가) 동떨어져 있다고 국민이 보고 있다”며 “1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고군분투하고 계시지만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에 대해 도민들이 확실하게 지방선거를 통해 심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 결과는 ‘민심’이라고 일컫는다. ‘역대급’ 승리를 거둔 민주당과 전멸에 가까운 참혹한 결과를 맞이한 한국당의 대조적인 결과를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에 기울이지 않으면 엄중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