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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돗물 사태 청와대 국민청원에 담긴 분노,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6.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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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이제까지 제 아기에게 발암물질로 분유를 태워 먹이고 그 물로 밥을 지어 먹이고, 씻기고, 옷을 빨아 입히고 생각만 해도 화가 치솟습니다.”

22일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를 해결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글 일부 내용이다. 시민들의 분노를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구 수돗물 사태는 TBC 대구방송이 전날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과불화화합물 대책’이라는 제목의 문건 내용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대구 매곡·문산 취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가 낙동강 원수에선 152.1~169.6ppt, 정수된 수돗물에선 139.6~165.6ppt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돗물 사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TBC 대구방송이 21일 보도에 따르면 대구 수돗물에는 발암물질로 분류된 과불화화합물이 상당 검출됐다. [사진출처=TBC]

신종 환경 호르몬인 과불화옥탄산은 몸속에 축적될 경우, 생체 독성을 유발해 각종 질환을 일으켜 발암 물질로도 분류됐다. 특히 과불화화합물을 끊이면 오히려 농도가 짙어지고, 고도 정수 처리를 거쳐도 10~15%밖에 제거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대구 수돗물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조금이나마 짐작케 한다.

대구 수돗물 사태 보도 이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청원글은 게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까지 9000 참여자 수를 넘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청와대 답변조건인 20만 참여를 어렵지 않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은 이 청원글에서 “정수도 안 되고 끓여도 안 되니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물인데 낙동강 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뉴스에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심지어 인터넷 뉴스에도 올라오지 않는 게 정상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TBC에서 딱 한번 뉴스에 나온 것이 전부”라며 “빠른 대안을 마련해주시고, 대구시민들이 알 수 있게,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실 대구 수돗물 파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대구 수돗물에서 두 차례 기준치 초과한 1,4-다이옥산이 검출돼 파장이 적지 않았다. 당시 대구지방환경청장은 배출경로를 추적해 구미산업단지 내 일부 합섬업체가 방출한 폐수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2006년에는 대구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대구 수돗물 원수인 낙동강 수계와 두류, 매곡정수장에서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는 대구시 발표도 나왔다. 2009년에는 1,4 다이옥산 농도가 갈수록 높아져 취수가 중단되는 사태로 일으키기도 했다.

대구 수돗물 관리 실태가 부실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계기로 수질 관리 시스템을 전면 검토·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9일 과불화화합물 3종을 수돗물 감시 항목을 지정했지만 사실상 해당 수질 기준은 아직 미비한 상태다. 호주와 캐나다 등 많은 선진국이 이미 이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세운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호주의 기준을 참고하면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된 과불화합물 농도는 기준치 2배를 초과했다.

대구시와 정부가 대구 수돗물 사태에 대해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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