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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폼페이오 농담'과 김정은의 '시진핑 찬스'…비핵화 협상도 북미정상회담처럼?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06.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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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산책을 할 때만 해도 한반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게 밀려들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던 대목은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 장밋빛 전망마저 내놓게 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지 열흘이 지난 지금 한반도 정세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분위기다. 물론 오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일시 중단 결정이 나왔지만 북미회담의 실질적인 후속조치인 비핵화 협상이 출발선을 밟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인 북미 비핵화 회담이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중정상회담 영향이 미쳤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직후 “다음 주 언젠 가에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해 당장 북한으로 가 비핵화 협상을 진행할 것처럼 예고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여전히 미국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북한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북한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여기에서 봐서 놀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농담에 폼페이오 장관은 멋쩍은 듯 웃었다. 비록 농담조이긴 했지만 비핵화 협상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를 돌려 전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일정은 오리무중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과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최대한 이른 시일에 북측 인사와 만날 것”이라고만 언급했을 뿐이다.

오히려 나워트 대변인은 이번주나 다음주 폼페이오 장관 방북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발표할만한 회동이나 방문 계획은 없다”고 말해 비핵화 협상의 시작은 다음달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마저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이 미뤄지게 된 배경에는 지난 19~20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방중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면서 미국과 무역과 영토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의 비핵화 협상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얘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앞으로 북한은 북미관계를 개선하면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계속 강조하면서 미중의 전략적 경쟁구도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게끔 유용하게 활용하려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종연구소 정재흥 연구기획본부 부본부장은 “북중 양국은 단계적·동시적으로 북핵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데 동의하고 협력하기로 한 양상인데, 미국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비핵화 논의에서 중요할 것”이라며 “향후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 추진 과정에서 북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인 북미 비핵화 회담이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중정상회담 영향이 미쳤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비핵화 협상의 신속히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 불편한 기색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0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회담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빨리 움직이고 싶다”며 “북한도 진지하다면 마찬가지로 빨리 움직이길 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이러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준다.

볼턴 보좌관의 경고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중국의 개입으로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대목을 상기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약간 실망스럽다. 김정은이 중국에서 시 주석과 두 번째로 만나고 나서 그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회담 이후 일이 변한 것 같다. 나로선 좋다고 얘기하진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발언이 나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가 북한의 설득 끝에 회담 준비를 재개했다.

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 일환인 비핵화 협상도 북미정상회담 진행 과정과 비슷한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핵화가 진행되기 전 단계에서 북중관계가 너무 빨리 진행되면 북한의 협상력이 제고돼 비핵화 협상 기간이 길어지고 조건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북미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아니면 북미정상회담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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