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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성추행 의혹 폭로한 최영미 시인에 손해배상 청구…최 시인 "힘든 싸움 시작"

  • Editor. 박지효 기자
  • 입력 2018.07.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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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지효 기자]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소/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지난해 최영미 시인은 고인 시인을 암시하는 시 '괴물'을 발표했고 지난 2월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최 시인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라고 폭로했다.

고은 시인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 등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영미 시인은 '미투 운동'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지 5개월여가 흐른 뒤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첫 변론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최영미 시인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받았다"며 "누군가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건 처음이다. 원고 고은태(고은 본명)의 소송대리인으로 꽤 유명한 법무법인 이름이 적혀있네요. 힘든 싸움이 시작됐으니 밥부터 먹어야겠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앞서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의혹 폭로에 대해 지난 3월 영국의 출판사를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추행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은 시인의 손해배상 청구에 최영미 시인은 "힘든 싸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박진성 시인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입니다. 그리고 방관자입니다"라며 "지난날의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증언합니다"라고 최영미 시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이 폭로된 이후 서울시는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전시공간인 서울도서관 '만인의 방'을 철거했으며 고은 시인은 국내 대표 문인단체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직도 내려놓고 탈퇴했다.

고은 시인이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가운데 일부 여성 문인들은 "고은 시인에 의한 성폭력 실체에 대한 사실관계도 확정되지 않았다", "고은 시인은 한국문학의 상징적 존재다. 일방적으로 그를 매도하는 것은 여성운동의 대의마저 손상할 우려가 있다" 등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고은 시인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 등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한 가운데 많은 이들이 향후 진행될 재판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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