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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혼을 담은 104구, '가을의 전설' 1막을 열다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8.10.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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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지겠다.”

간절함이 통했다. 코리안 몬스터는 그렇게 늠름했다.

4년 만에 가을야구 마운드에 서기 전 전력투구를 다짐했던 이 약속을 혼신의 투구로 지켜냈다. 올 시즌 가장 빠른 시속 150km의 속구에 상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빅리그에서 포스트시즌(PS) 첫 머리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A다저스의 ‘괴물’ 류현진이 1459일만의 가을야구 복귀전에서 값진 승리를 신고했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1회 선발 투구하고 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건 류현진이 최초. [사진=EPA/연합뉴스]

다저스 에이스로 군림해왔던 클레이턴 커쇼 대신 PS 1선발로 류현진을 내세운 데이브 로버츠 감독으로선 ‘신의 한수’였다. 새로운 에이스의 발견에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오늘 그가 하고자 하는 걸 다 해냈다. 정말 잘 싸웠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18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전3승제) 첫 결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단 4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6-0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의 MLB 포스트시즌 성적은 4경기에서 2승으로 올랐고, PS 평균자책점은 2.81에서 1.96으로 낮아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7승3패를 거두며 이룬 ‘꿈의 평균자책점’ 1.97보다 낮다.

류현진으로선 2013년 자신의 MLB 가을야구 첫 상대로 애틀랜타에 맞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지만, 5년 만의 재대결에서 깨끗하게 설욕투를 펼치며 활짝 웃을 수 있었다. 2014년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NLDS 3차전(6이닝 1실점) 이후 가을야구를 맛본 류현진의 화려한 가을 부활쇼였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18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전3승제) 첫 결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단 4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6-0 완승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MLB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은 104개의 공을 뿌리면서 패스트볼이 42개로 40.4%를 차지, 혼을 담은 속구로 애틀랜타 타선을 윽박질렀던 게 주효했다. 이번 시즌 패스트볼 구사율 36.9%보다 높은 수치. 2회에 엔더 인시아르테를 상대로는 올 시즌 가장 빠른 93.6마일(시속 151㎞) 강속구를 던지기도 해 어깨 수술 이후 볼 스피드보다 정교한 제구력에 맞춘 맞춤형 업그레이드가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은 올해 등판한 경기 중에서 가장 많은 104개(종전 98개)의 공을 던지면서도 사사구는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은 8개나 빼앗는 완벽투를 펼쳤다. 시속 151㎞의 패스트볼의 제구에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 특유의 영리한 볼 배합이 더해지면서 경기 초반과는 달리 중반부터는 커브와 커터를 초구로 선택해 볼 배합을 바꾸는 임기응변으로 위용을 더욱 빛냈다.

MLB닷컴이 다저스타디움에서 21연속 무실점 퍼레이드를 펼친 류현진에 대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했음에도 '빅게임 피처' 명성에 부응했다"고 찬사를 보낸 이유다. 이 매체는 ”류현진의 올해 다저스타디움 평균자책점은 1.02“라며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5차전 선발투수는 류현진과 커쇼 중에서 골라야 한다는 것은 의심 여지가 없다“고 평했다.

이날 류현진은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 4회 우익수 쪽으로 MLB 데뷔 이후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날리는 등 3타수 1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커쇼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류현진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상대팀 애틀랜타는 위력적인 빠른 공과 정교한 제구력, 여기에 ‘팔색조’와 같은 경기 운영까지 보여준 류현진을 7회까지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6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LA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에 족 피더슨(1점)과 맥스 먼시(3점), 엔리케 에르난데스(1점)의 홈런포를 묶어 동부지구 1위 애틀랜타에 기선을 제압,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2승만을 남기게 됐다.

올해 시즌 중반에 사타구니 부상이라는 시련을 맞기도 했지만 시즌 막판 빅매치에서 3연승을 거둔 류현진. 승리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수술하고 나서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계속 마운드에서 던진다는 것만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오늘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로버츠 감독이 "올해는 우리는 류현진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희망하는 모든 것을 그가 해내고 있다"고 칭찬한 만큼 코리안 몬스터의 가을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막 ‘가을의 전설’ 1막을 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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