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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KB국민은행장, 직급체계 개편 역풍 맞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8.12.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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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KB국민은행이 직급 간소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직급 체계 개편을 추진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L0~L4 등 5개 직급으로 이뤄진 직급 체계를 P1~P10 등 10개로 늘리는 방안이다. 나름대로 파격을 앞세웠지만 이것이 시행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2일 KB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기존 직급 체계를 폐지하고 새 직급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노조와 논의하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직급 개편 방안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허인 행장은 KB국민은행을 유연하고 수평적인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영업지점 대리급 이하 여직원에만 의무화한 유니폼 착용을 시중은행 중 최초로 완전히 폐지했다. 유니폼 폐지 조치로 저연차 여성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해소됐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회의와 보고도 줄었다. 회의 자료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을 만들지 않고 문서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작성하도록 했다.

본점 업무 공간 역시 임원실과 부장실을 개방형으로 리모델링하고 팀장이 가운데 앉고 팀원들이 양쪽에 앉던 자리 배치도 팀장과 팀원이 함께 나란히 앉도록 변경했다.

이번 직급 체계 개편의 핵심은 ‘페이밴드’ 제도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위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종의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2014년 직원 생산성을 독려하겠다며 전 직원 대상 페이밴드 도입을 추진했는데,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신입 행원에게만 적용했다.

허인 행장이 추진하는 10단계 직급 체계 개편은 직급 체계를 간소화하려는 금융권의 행보와 반대되는 것이기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는 페이밴드를 간접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발생시켜, 노조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KB국민은행은 최근 노사 간 협상 불발로 파업 위기에 놓여 있다.

신입 행원 페이밴드 폐지 등 안건이 테이블에 올랐지만 양 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오는 27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업무 환경 개선에 공을 들여온 허인 행장. 하지만 직급 체계 개편 건으로 역풍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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