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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오너리스크' 정조준한 스튜어드십 코드, 불안한 한진·효성·대림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01.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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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한진그룹, 효성그룹, 대림산업 등 정부 지분이 많고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는 재벌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행사 방침에 냉가슴을 앓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횡령, 탈세, 갑질 등으로 물의를 빚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방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직접 주재한 공정경제추진전략회의에서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 틀린 것을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발언 이후 재벌 기업들의 긴장감은 크게 높아졌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자신의 자금처럼 여겨 주주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행동 원칙이다.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28일 재계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는 오는 3월 열릴 예정인 대한항공의 주주총회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이외에는 효성그룹과 금호그룹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에 이어 불법 밀수, 횡령, 배임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효성그룹도 조현준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승계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 한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새해 들어 문 대통령이 초청한 기업인과 대화에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함께 초대받지 못했다.

실제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4일 올해 첫 회의를 갖고 한진그룹에 대한 이사 선임과 해임, 정관변경 요구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경영참여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68%와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 우호 지분이 33%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단독으로 이사 선임안을 가결 혹은 부결시키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 8.03%, 한진칼 10.71%를 들고 소액주주들을 모아 경영참여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국민연금과 연대 여부가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횡령 혐의로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재판을 받고 있는 효성그룹도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에 영향을 받을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국민연금의 효성 지분은 10.03%로, 국민연금은 최근 수년간 효성그룹 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주주가치 훼손과 사외이사 감독의무 소홀이 그 이유다.

츼근 이해욱 회장으로 승계작업을 마무리 한 대림산업도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의 차기 후보다. 이 회장은 운전기사들에게 폭언 및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 등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강요한 것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불린 후 편법으로 승계작업을 했다는 의혹도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대림산업 지분은 13.3%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모두 81곳이다. 한라홀딩스 13.92%, 풍산 13.55%, 한솔케미칼 13.51%, 신세계 13.49% 등이다. 이밖에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가 유력한 주요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 네이버, 넷마블, 카카오, 컴투스 등이 꼽힌다. 이들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 배당성향이 15% 미만이고, ROE(자기자본이익률) 5%,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인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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