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조현병 약 끊더니 역주행, 3세 아들에 예비신부까지 참변...정부 ‘우선조치’ 나왔건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6.05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조현병을 앓고 있는 40대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다 교통사고를 내 함께 타고 있던 세 살 난 아들과 맞은편에서 정주행하던 20대 여성이 숨졌다. 특히 참변을 당한 여성은 결혼을 불과 2주가량 앞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현병 역주행 사고 참사가 충격파를 낳는 가운데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진주 방화 살인사건' 등 조현병 환자의 반복되는 범행을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조현병 환자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상행선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조현병을 앓던 40대 남성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화물차를 몰던 박모(40)씨와 동승한 아들(3)이 사망했다.

경찰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상행선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조현병을 앓던 40대 남성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상행선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조현병을 앓던 40대 남성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냈다. [사진=연합뉴스]

맞은편에서 승용차를 몰던 여성 운전자 최모(29)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최씨는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로 그의 차 안에서는 지인들에게 나눠줄 청첩장이 여러 장 발견됐다.

화물차 운전자 박씨는 사고 당일 새벽에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씨의 아내는 “조현병 치료를 받는 남편이 아들과 함께 사라졌다. 약을 먹지 않아 위험하다”고 경남지방경찰청에 가출 신고를 했다.

아내의 증언에 따르면 박씨는 몇 년 간 꾸준히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았다가 두 달 전에 스스로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박씨는 얼마 전부터 육아휴직을 하고 집에서 아들을 돌봐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병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최씨 차량이 마주오던 박씨 차량을 피하기 위해 2차로를 벗어났지만 갓길에서 정면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물차의 이동 경로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역주행 운전을 한 박씨가 조현병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조현병에 대한 불안감 동시에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흉기로 정신과 주치의였던 임세원 교수를 숨지게 한 박모씨에 이어 진주 방화 살인범 안인득,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 또한 조현병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져 이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범죄와 사고 등에 대한 세인의 불안지수를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의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그 피해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조현병 환자들의 잇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린 조현병은 망상, 환청, 정서적 둔감 등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적 질환이다. 의학계에서는 할로페리돌, 페르페나진, 플루앙솔 등 항정신병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 조현병이 완치될 수 있으며, 완치되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조현병과 우울증 등 중증 정신질환자의 경우 발병기 집중 치료와 정기적인 외래치료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50만명가량으로 추정되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사례관리 인력 부족, 재활시설 부족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최근 국가 주도하에 정신질환자의 치료 및 보호를 진행하고자 '중증 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중증 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에 따르면 내년 중 17개 시·도에 '정신건강 응급개입팀'을 설치된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사고 현장에 요원을 출동시켜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조현병 역주행 참사까지 다시 충격을 던진 가운데 정신건강 복지센터요원 1인당 관리대상자를 60명에서 25명으로 낮춘다는 정부의 목표가 이뤄지기 위해선 제도 개선, 예산 확충 등의 과제가 우선 해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