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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실적 반토막·멈춰선 美 ECC 공장...롯데그룹, 연이은 악재에 신동빈 회장 '고심'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12.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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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법률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과 일본 불매운동의 간접 영향으로 유통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난데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온 화학부문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롯데케미칼 미국 ECC 공장은 지난달 13일 가동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달로 예정된 롯데그룹의 정기 인사에서 신 회장의 주도하에 큰 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사장단 회의를 위해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업다운뉴스 주현희 기자]

◆ 적자전환한 롯데쇼핑, 위기의 유통명가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유통 계열사 중 비중이 5% 내외인 홈쇼핑만 선전했을 뿐 나머지 94% 이상을 차지하는 다른 계열사들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올 3분기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4조4047억원, 영업이익은 8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8%, 56% 감소했다.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1850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이번 영업이익 급감은 중국 사드 보복 직후였던 2017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이기도 하다. 당시 롯데쇼핑 영업익은 57.6% 감소했다.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롯데마트와 하이마트 영업이익은 반토막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일본 불매운동과 점포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와 61.5% 감소했다. 이마저도 대부분은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국내점 영업이익은 90% 급감했다. 하이마트는 에어컨 등 주력상품 판매 저조로 매출은 11.6% 줄어든 9840억원, 영업이익은 48.4% 급감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선전했던 백화점 역시 기존점 매출이 4.3% 줄면서 주춤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든 7320억원에 그쳤다. 다행히 지난 5월 롯데인천개발 지분 매입으로 인천터미널점의 영업이익 90억원이 추가돼 영업이익은 16.8% 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과점주주 간주 취득세’ 부과액(330억원)이 반영되면서 유통 BU 전체 영업이익은 대폭 줄었다.

‘유통 공룡’ 롯데쇼핑의 실적 전반이 이처럼 악화된 이유는 온라인 중심으로 쇼핑채널이 재편된 데다 경쟁심화로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이 깊어진 것이 주 요인이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과 합작하거나 지분을 나눠 경영하는 경우가 많아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국적성 논란까지 거세지면서 롯데는 소비자들의 불매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는 일본과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자사 유통망을 통해 일본 브랜드를 국내에 입점시켰다. 현재 불매운동의 주요 타겟인 유니클로의 경우, 국내 180여 개 매장 영업은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한 합작법인 에프알엘코리아가 맡고 있다. 

무인양품 한국 합작법인 무인코리아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지분을 각각 60%, 40% 보유하고 있다. 아사히맥주를 파는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캐논, 롯데JTB, 한국후지필름 등이 있다. 이 같은 브랜드들은 대부분 매장이 롯데백화점·롯데몰 등 롯데 유통매장 내에 있어 불매운동의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유니클로 불매운동 여파는 롯데쇼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에프알엘코리아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한다. 매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크다. 다만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례적으로 에프알엘코리아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와의 연관성을 되도록 피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올 한해 실적도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성장률이 마이너스에 그쳐 감익의 주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불매운동 영향으로 경쟁사 대비 성장률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 해외 공장 멈춰선 롯데케미칼, 4분기 전망 3분기보다 어두워

롯데그룹의 다른 한 축인 롯데케미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내놨다. 기초유분의 공급과잉으로 촉발한 글로벌 화학업황의 부진 탓에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9400억원, 영업이익은 31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7.2%, 37.5% 감소한 수치다. 중국에서 파라자일렌(PX) 신규 설비가 가동된 데 따른 수급 악화로 아로마틱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월 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4분기 주요 공장의 정기보수에 따른 비용 발생과 공급 과잉을 통한 스프레드 둔화로 수익성이 약보합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총 사업비 3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공장이 연이어 가동이 중단되면서 미국 사업의 수익성에도 '먹구름'이 깔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미국 ECC 공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멈춰 섰다. ECC는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투입해 화학산업의 기초원료가 되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롯데케미칼은 당분간 에틸렌 생산에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 ECC 공장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100만t이다.

지난 6월에는 연산 70만t 규모의 미국 MEG 플랜트가 가동이 중단됐다. MEG 공장의 셧다운 이후 5개월 만에 ECC가 멈춘 것이다. 잇단 셧다운으로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롯데그룹은 내달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동빈 회장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롯데쇼핑 어닝쇼크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폭의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 부진의 중심에 선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광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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