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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택트' 시대를 맞는 e스포츠의 대답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5.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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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지난 3월부터 지구촌은 셧다운에 들어갔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창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던 유럽축구, NBA(미국프로농구)도 모두 중단을 피할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MLB) 등 봄-가을 시즌 주요 스포츠들은 개막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프로야구 KBO리그와 프로축구 K리그가 무관중으로 개막했지만, 해외 대부분의 프로스포츠의 재개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언택트(비대면)로 진행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종목이 있다. 바로 e스포츠다.

전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된 순간에도 비대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e스포츠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유연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에 포함되면서도 e스포츠를 전통적인 스포츠의 범주로 다룰 수 있느냐는 논란은 끊이질 않았지만, 언택트 시대를 맞은 e스포츠의 대답이 그간의 부정적인 여론을 바꿀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LCK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T1 선수들.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물론 e스포츠도 코로나19 위기에서 완벽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한국리그인 LCK는 지난 2월 5일 개막한 뒤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3월 6∼25일 리그를 잠정 중단했고, 이후에는 종로 롤파크가 아닌 선수 숙소 연습실에 마련된 PC를 활용해 온라인 대전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문제로 30분 이상 경기가 지연되는 등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고, 승자 인터뷰 과정에서 선수와 중계진의 통화 상태가 불량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팀의 적극적인 협조로 경기는 물론 각종 영상과 전화 인터뷰까지 LCK는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됐고, 지난달 25일 진행된 T1과 Gen.G의 결승전은 무관중 경기로 오랜만에 롤파크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라이엇 관계자는 "감염 예방을 위해 무관중 경기의 경우 현장 운영 인력을 최소화하고 출입 전 체온 측정과 마스크 상시 착용, 손 세정제 상시 사용 등 체크리스트를 운용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e스포츠 통계 사이트 'e스포츠차트'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와 포털을 통한 인터넷 생중계로 LCK 결승을 지켜본 시청자는 모두 1787만명이다. 이 중 한국인은 70만명이고, 나머지 1700만명이 외국인이었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한 경기 평균 시청자(21만7000명)의 80배가 넘는다.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러브콜도 늘고 있다. BMW는 최근 T1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가 5억명에 달하며 럭셔리 브랜드도 e스포츠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WC 2019 월드결선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객. [사진=컴투스 제공]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WC 2019 월드결선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객. [사진=컴투스 제공]

국내 e스포츠도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한국 e스포츠 생태계가 가진 높은 잠재력이 입증되면서 국내 게임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신드롬을 불러온 펍지주식회사는 오프라인 글로벌 대회인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를 올해 초 발표했으나 코로나19 창궐로 권역별 온라인 대회를 치르는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PCS는 아시아, 아시아퍼시픽, 유럽, 북미 등 4개 권역으로 나뉘어 대회를 치른다. 5월 'PCS 채리티 쇼다운'을 시작으로 다음달과 오는 8월 PCS 1·2가 연달아 열린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실시간 대전 콘텐츠 '월드 아레나'의 열세 번째 시즌을 시작하고 새 시즌 최강자를 가린다. 이번 '월드 아레나' 시즌13은 이달 초 종료된 시즌12의 최종 성적과 함께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20(SWC 2020)'의 선수 선발의 기준이 된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WC2019 결선은 오프라인 관객 1500여명 동원, 생중계 조회수 125만건을 기록하며 흥행력을 증명했다.  

'게임이 어떻게 스포츠 대접을 받을 수 있냐'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도 e스포츠는 꾸준히 뿌리를 내려왔다. 코로나19로 전세계 프로스포츠가 셧다운된 상황에서는 온라인 경기를 통해 '언택트'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제는 e스포츠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로 인정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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