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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MB·朴 구속 간절한 사죄, 이후 반성도 부족"...공식 반성문에 당내 온도차
김종인 "MB·朴 구속 간절한 사죄, 이후 반성도 부족"...공식 반성문에 당내 온도차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0.12.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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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법처리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 만에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를 사과하고 포스트 탄핵의 혁신 부족이라는 당의 자성을 담은 공식 반성문에 대한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과거사를 매듭짓고 2020년 대선을 향한 쇄신의 출발점이라는 공감과 “배알도 없는 야당”이라는 비판이 공존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두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고개 숙인 김 위원장은 "저희 당은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고,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의 모습에 대해서도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런 구태의연함에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커다란 실망감에 대해서도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탄핵사과'를 두고 당내 일각의 반대에 부딪혀 정기국회 이후로 사과 회견을 연기하면서도 "사과 못 하면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두 차례 집권 당시의 과거를 청산하는 반성문을 발표한 것이다. 이날 사과문에서는 사과, 사죄, 용서, 반성과 같은 단어만 10여차례 언급했다.

"지금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돼 있다. 국가적으로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차 언급한 김 위원장은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당정치의 양대 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함께 무너진다는 각오로써,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으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 작은 사죄의 말씀이 국민 여러분의 가슴에 맺혀있는 오랜 응어리를, 온전히 풀어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고개 숙인다. 저희가 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혁신 노력에도 발목을 잡아온 과거사 문제를 이같은 반성 기회로 마무리짓는 만큼 차기 대선의 가늠자가 될 내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인적쇄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는 선언이어서 주목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사과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 반응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사과에 공감한다는 의견과 사과인지 고집인지 모르겠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영어의 몸으로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진솔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민들에게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드린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오늘 사과를 기점으로 당은 선거 체제로 전환이 되는 것"이라며 "이제 모든 당의 말초신경을 내년 재보선에 꽂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사과 취지에 공감하는 뜻을 밝혔다.

권성동 의원은 "우리 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일어난 일로 많은 국민이 실망했고, 그 결과가 4번의 선거로 나타났다"며 "당이 여러 번 사과했지만, 국민이 미흡하다 느낀다면, 열번 백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강도 높은 사과 수위를 놓고 일부 의원들은 반발했다. 장제원 의원은 "사과인지 고집인지"라며 "관심 끄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며 "참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세모정국이다.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