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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탄핵·거짓해명에 흔들리는 사법부 신뢰...현직판사 "정치화 휘말리지 않길"
법관탄핵·거짓해명에 흔들리는 사법부 신뢰...현직판사 "정치화 휘말리지 않길"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1.02.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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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헌정 사상 최초로 임성근 부산지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법부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 김 대법원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이번 사태를 '정권 눈치보기'라고 비판하며 '탄핵대상'이라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법원의 권위가 추락하는 것을 바라본 현직 판사는 실명으로 "사법부 구성원들까지 외부의 부당한 정치화에 휘말려 자중지란을 벌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우려를 표했다.

임 부장판사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기 전 입장문과 함께 지난해 5월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및 녹취록 등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파장을 몰고 왔다. 

임성근 부산지법 부장판사와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부산지법 부장판사(왼쪽)와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연합뉴스]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이제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 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말했다. 

지난 3일 김 대법원장이 "탄핵 문제를 말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이다. 녹취 파일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지자 김 대법원장은 몇 시간 뒤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며 사실과 다르게 말했음을 하루 만에 시인하고 사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후 김 대법원장은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와 관련해 "안타까운 결과라고 생각하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서도 "이유야 어찌 됐든 임 부장과 실망을 드린 모든 분께 깊은 사과와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정치권 눈치보기'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사법부 수장이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면고 연신 사과하면서 사법부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김명수 사법부의 이념적 편향성을 공격해 온 야권은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에 대해 "목적, 절차, 내용에 있어서 모두 부실 불법 탄핵이고, 탄핵제도의 남용 사례로 교과서에 남을 것"이라며 "오히려 탄핵을 당해야 할 사람은 김명수 대법원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는커녕 오히려 사법부 독립을 본인이 훼손했다"며 "엄청난 탄핵 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안 발의로 가자는 의원들이 많다"면서도 "이것이 사법부를 흔들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의견을 모으고 더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일 오후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부 수장의 거짓 해명 논란과 법관 초유의 탄핵소추에 대해 현직 판사가 실명으로 우려를 표해 주목받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욱도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실명으로 법원 내부망에 '지금 누가 정치를 하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언론과 논지에 따라 두 분이 마치 법원 내에서 각각 어느 한편의 정치 진영을 대표하는 양 묘사되고 있다"며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임 부장판사에 대해 "정치적 함의가 큰 사안에서 공방의 큰 축인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재판 수정을 시도해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받을 만도 하다"면서도 "정파성이란 맥락까지 감안해도 정파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판 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상 가치가 훼손된 면이 존재하는 만큼 형사절차나 징계절차와 별도로 헌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그는 "탄핵 추진에 정치색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헌법상 절차에 없는 언행으로 이를 막아야 한다는 요구는 초헌법적 주장, 정파적 논리"라며 평했다.

아울러 정 부장판사는 "직무와 관련해 정치를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은 두 분 중에 없다고, 적어도 그렇게 볼 근거가 현재로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탄핵도 비판도 정치 과정의 하나이고 헌법상 보장되는 일이지만, 사법부 구성원들까지 외부의 부당한 정치화에 휘말려 자중지란을 벌이는 일이 부디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