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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 기소…1조4000억 해킹 혐의
미 법무부,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 기소…1조4000억 해킹 혐의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1.02.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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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미국 법무부가 전 세계 은행과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과 암호화폐를 빼돌린 혐의로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다.

워싱턴발 연합뉴스와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은행과 기업에서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현금 및 가상화폐를 빼돌리고 요구한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3명의 해커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기소된 해커는 박진혁, 전창혁, 김일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고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이다. 정찰총국은 북한 해커그룹 '라자루스'와 'APT38'의 배후로 지목된 곳이다.

미 법무부에 기소된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 박진혁(왼쪽부터), 전창혁, 김일. [사진=미 법무부 제공/연합뉴스]

미 검찰은 이들이 전 세계 은행에서 12억달러 이상을 훔치려 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 몰타에서 네트워크를 해킹해 은행 간 거래 가짜 메시지로 자금을 송금했고, 2017년 5월엔 암호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랜섬웨어 '워너크라이'를 심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적어도 지난해 9월까지 피해자 컴퓨터에 침입할 수 있는 수단인 여러 개의 악성 가상화폐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해커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격해 2017년 슬로베니아 기업으로부터 7500만달러, 2018년 인도네시아 기업으로부터 2500만달러, 지난해 8월 뉴욕의 한 은행으로부터 1180만달러를 빼돌리려 했다.

이들은 미 국방부를 비롯해 에너지, 항공우주, 기술업체 등을 대상으로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보내 정보를 빼가는 '스피어피싱'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검찰과 미 연방수사국(FBI)도 뉴욕의 한 은행에서 해커들이 훔쳐 2곳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관 중이던 190만달러의 가상화폐를 압수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화폐는 은행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미 법무부에 기소된 북한 정찰총국 해커들. [사진=미 법무부 제공/연합뉴스]

미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기소된 사건에 대한 공소장을 이날 공개하면서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기소된 사건이라 해도 그 공개 시점이 조 바이든 신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와중에 나왔기 때문.

이번 기소는 2014년 발생한 소니픽처스에 사이버 공격에 연루된 박진혁을 미 정부가 2018년 기소한 사건을 토대로 이뤄졌다. 당시 박진혁에 대한 기소는 미국이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북한 공작원을 상대로 처음 기소한 사례였다.

트레이시 윌키슨 캘리포니아 중부지검 검사장 대행은 "북한 해커들의 범죄 행위는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이는 정권을 지탱할 돈을 얻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국가적인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총이 아닌 키보드를 사용해 현금 다발 대신 가상화폐 지갑을 훔치는 북한 공작원들은 세계의 은행 강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