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5-15 06:36 (토)
비행기까지 반납하는 위기의 항공사들...'트래블 버블'로 숨통 트일까
비행기까지 반납하는 위기의 항공사들...'트래블 버블'로 숨통 트일까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3.17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는 국내 항공사들이 1분기부터 항공기를 연이어 반납했다. 기단 축소로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저비용항공사(LCC)에 최대 2000억원 수준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며 고용유지 강화의 뜻을 밝혔지만, 하늘길 정상화의 시점을 예상할 수 없는 만큼 항공사들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방역 우수지역 간 자유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비격리 여행 권역)' 추진을 공식화했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착륙 관광 비행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항공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트래블 버블 추진을 위해 일부 대상국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래블 버블이 개시되면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와 예방접종 확인서를 지참한 경우 자가격리 없는 자유로운 출·입국이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우리 정부의 협의 대상 국가로는 싱가포르와 대만, 태국 등이 거론된다. 다만, 항공 여행 특성상 협정 대상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동될 수 있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방역 우수국을 정해 협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국토부는 국내외 코로나19 감소세, 백신 보급 상황 등을 고려해 협정안을 마련하고, 외교·방역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격리면제 완화 및 직항편 운항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정부의 트래블 버블 도입 공식화에 일제히 환호의 뜻을 밝혔다. 여객이 80%가량 감소한 상황에서 트래블 버블이 성사된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기대감에서다.

현재 항공업계는 역대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노선 수요가 97% 이상 줄면서 이를 주력으로 삼는 LCC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반납도 속출하고 있다. 항공안전관리시스템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소된 민간항공기는 11대다. 제주항공은 올해 보유 비행기를 지난해 44대에서 더 축소할 계획이다. 진에어 또한 보잉 737-800의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추가 반납을 결정했다. 리스비 등 고정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달 기준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 국내 8개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대수는 368대.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 말 414대보다 46대 줄었다.   

제주항공의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모습.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의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모습. [사진=제주항공 제공]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지난달 "현재 시황을 고려할 때 기단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시장 회복 속도와 기단 유지에 따른 고정비를 고려해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기재는 상당수 반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반납이 이어지면서 고용 안정성도 위협받고 있다. 항공사 직원들은 1년 넘게 이어지는 무급휴직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도 항공사·지상조업(항공기 취급업) 등에 대한 고용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급휴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 최장 180일 간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한다. 이날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1년 연장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항공사 간 현장소통을 통해 휴직 기간 중 생계유지를 위해 일용소득이 발생한 근로자에게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트래블 버블 추진을 가시화했지만 적정 방역수준을 놓고 기관별 이견이 존재해 연내 시행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며 "여기에 국제민항기구(ICAO),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도 항공수요 회복까지 2~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항공업계의 어려움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