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5-14 16:11 (금)
[시선집중] 통신업계에 부는 '가성비' 바람…자급제·알뜰폰 '환승' 늘어나나
[시선집중] 통신업계에 부는 '가성비' 바람…자급제·알뜰폰 '환승' 늘어나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4.0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휴대전화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성비’를 따지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매월 값비싼 5G(5세대) 요금제가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소셜미디어 등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급제폰이나 알뜰폰을 구매하려는 통신소비자가 늘고 있다. 2019년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당시 2년 약정을 걸고 5G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약정이 끝나면서 알뜰폰으로의 ‘환승’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알뜰폰 시장이 큰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개통이 늘어난 데 있다. 통신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온라인에서 자급제 모델을 구매하고 알뜰폰 유심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알뜰폰 요금제.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927만571만명으로, 7개월 연속 상승세다. 알뜰폰 가입자는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7082만6956명)의 13.08%에 달한다. 2018년 12%, 지난해 3월 말 10%대로 떨어진 뒤 1년도 안 돼 점유율이 상승했다.

최근 휴대전화 번호는 그대로 유지하고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는 번호이동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진행한 건수는 총 16만4375건으로 지난해 최고치(13만219건)를 3만건 이상 뛰어넘었다.

5G 요금이 비싸 알뜰폰으로 갈아탔다는 회사원 김모(36·서울 마포구)씨는 “통신사 약정기간이 끝나자마자 알뜰폰으로 이동했다”며 “카드사와 연계하면 월 1만2000~1만5000원까지 절약할 수 있어, 부담 없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가입과 해지가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자급제폰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자급제폰은 이통사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 기존 또는 새로 구입한 유심(USIM)을 꽂아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다. 약정기간과 위약금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5G 품질에 만족하지 못해 LTE(4G)를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자급제폰을 선호한다. 5G 자급제폰은 LTE를 사용할 수 있다. 언제라도 5G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다. 이통사 요금제 가입 시 25%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알뜰폰 요금제도 가입할 수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소비자들이 자급제 모델과 알뜰폰 요금제를 함께 사용하는 ‘꿀조합’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알뜰폰과 자급제폰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5G 가입자 수는 1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2월 말 기준 알뜰폰 5G 가입자는 7036명에 불과하다. 이통 3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현재 13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를 확보한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대목으로, 아직은 알뜰폰이 ‘LTE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예시. [자료=과기정통부 제공]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예시. [자료=과기정통부 제공]

이런 가운데 알뜰폰 업체가 5G에서 독자적으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스템을 마련, 앞으로 알뜰폰으로의 이동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부터 알뜰폰 사업자 10곳은 1.5GB~30GB 5G 데이터를 제공하는 자체 요금제를 출시한다. 이들이 선보일 요금제의 가격대는 최소 월 4950원부터 최대 월 4만4000원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과기정통부가 5G를 도매제공 의무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알뜰폰 사업자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다. 알뜰폰 업체 중에서 이통사 계열사인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헬로비전, SK텔링크는 이보다 늦은 7월부터 5G 요금제를 선보인다. 중소 사업자 간 상생발전 차원에서 3~4개월가량 시간차를 두기로 했다.

알뜰폰 망 도매대가는 63% 이하로 설정돼, 알뜰폰 업체는 이통사 대비 30%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게 된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이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이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이통 3사의 110GB 이상 5G 요금제를 알뜰폰 업체에게 소매요금 대비 60~63% 대가 수준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으로 110GB 5G 요금제를 사용하게 되면 이용자는 이통사 요금(6만9000원대)보다 저렴한 4만원대 중반에 5G 통신을 쓸 수 있게 된다.

이통 3사가 올해 초까지 잇따라 내놓은 5G 중저가 요금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이번 조치가 더 빛을 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통 3사가 출시한 4만원대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5~6GB로 소량인데다, 데이터 소진 시 제공되는 400kbps 속도 역시 게임이나 동영상을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느리다. 과기정통부 무선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5G 가입자 1인당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26GB다. 데이터 속도 역시 통상적으로 3Mbps 이상은 돼야 영상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다.

알뜰폰 5G 중량 구간 요금제. [자료=과기정통부 제공]
알뜰폰 5G 중량 구간 요금제. [자료=과기정통부 제공]

업계에서는 5G 2년 약정이 끝나면서 소비자들이 알뜰폰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며, 이를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5G폰 사용자들이 2019년 상용화 당시 2년 약정을 걸었기 때문에, 최근에 약정이 만료된 사례가 많다"며 "이에 소비자들이 알뜰폰이나 자급제폰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탐색하기 시작하고 있고, 업체들도 관련 정보를 광고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 같은 경우는 홈페이지에 웹진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해,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알뜰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걸 보고 가입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찾아왔을 때 요금제별로 요금을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 추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