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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 말라"...박수받고 떠나면서까지 '자만 경계론'
김종인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 말라"...박수받고 떠나면서까지 '자만 경계론'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1.04.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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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재·보궐선거 압승에 대해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10개월 만에 명예퇴진했다.

낡은 이념정치와 영남 패권주의를 버리고 시대 흐름에 맞게 전국정당으로 변모해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 혁신과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투성이"라고 지난해 6월 취임 때 약속한 대로 재보선 뒤 당을 떠나면서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퇴임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봤듯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한다든지,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며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이번 재보선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며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기회가 소멸할 것"이라고 충고를 잊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의보다 소의, 자강보다 외풍, 책임보다 변명,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더 결정적으로 변화해 국민 마음에 더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한 지역과 낡은 이념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들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해 거듭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재보선에서 대선의 발판을 마련하고 떠나겠다고 한 약속대로 명예롭게 퇴진하면서 당부한 '자만 경계령'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도 자성론 속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번 표심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이지, 저희에 대한 지지가 아닌 것을 안다"며 "민심 앞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윤희숙 의원도 "패자는 여당이되 승자는 분명하지 않다"며 "국민의 분노가 폭주하던 여당에 견제구를 날렸을 뿐, 야당의 존재감은 여전히 약하다"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직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직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직무대행으로 당을 이끌게 된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국민의 위대함을, 해일 같은 민심의 무서움을 절감했다"며 "우리가 자칫 오만하고 나태해지면 분노한 민심의 파도는 우리를 향할 것이다. 한발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라며 "보다 겸허한 자세로 민생문제 해결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번 선거,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뻐서 지지한 게 아니라 민주당과 현 정권이 워낙 민심과 어긋나는 폭정을 해 심판한 것"이라며 "의원들과 당원들은 명심하고 행동거지 하나하나 다 국민 불편을 끼치는 일 없도록 각별히 조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