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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확장 '광폭행보' 야놀자...숙박업자와 수수료 갈등은 '시한폭탄'
승소·확장 '광폭행보' 야놀자...숙박업자와 수수료 갈등은 '시한폭탄'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8.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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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글로벌 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숙박 정보 어플리케이션(앱) 운영사 야놀자가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해 피해를 봤다며 경쟁사 여기어때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해외 주식 시장 상장이 점쳐지는 야놀자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승소와 기업 확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는 야놀자에 남겨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 숙박업중앙회의 일부 지회를 중심으로 제기된 야놀자의 광고 및 수수료 체계의 불공정함과 플랫폼 확장성 입증 등이 대표적이다.

야놀자가 기업 비전을 담은 신규 캠페인 ‘야놀자 테크놀로지’를 공개했다. [사진=야놀자 제공]
야놀자가 지난달 기업 비전을 담은 신규 캠페인 ‘야놀자 테크놀로지’를 공개했다. [사진=야놀자 제공]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3-2부(박태일 부장판사)는 야놀자가 여기어때 운영사 여기어때 컴퍼니를 상대로 낸 권리침해 금지 소송 1심에서 "야놀자에 1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와 함께 여기어때가 야놀자의 숙박업소 정보를 복제·반포·전송·양도·판매·보관하는 것도 금지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여기어때가 당시 대표이사 주도로 적지 않은 직원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야놀자의 숙박업소 정보를 무단으로 복제한 것으로 봤다. 이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야놀자 측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는 판단이다.

2016년 야놀자는 서버 장애 발생 원인을 분석한 뒤 여기어때가 숙박업소 정보를 탈취했다고 판단, 수사를 의뢰했다. 동시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야놀자는 관련 부서 인건비만으로 26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마이룸 특허와 관련한 모든 소송에서 여기어때에 패소한 야놀자로선 부담을 덜게 됐다. 

공격적인 인수와 투자로 여행·여가기업부터 클라우드 기반 자산관리시스템(PMS) 기업으로 확장을 마친 야놀자의 기업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135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도 끌어냈다. 단순히 숙박예약을 중개하는 것이 아닌 글로벌 테크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와 기업가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승승장구하는 야놀자이지만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광고 및 수수료 체계의 불공정함과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 호텔 전경 [사진=언스플래쉬 제공]
야간 호텔 전경 [사진출처=언스플래시]

중소기업중앙회·한국외식업중앙회·대학숙박업중앙회·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8월 임시국회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처리 촉구 입점업체,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야놀자 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 독과점을 무기로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숙박업자들은 야놀자가 예약 중개뿐 아니라 모텔 프랜차이즈, 건축, 객실관리 시스템, 숙박용 비품 납품 등 숙박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업에서 독과점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10~15%에 달하는 중개수수료와 월 수백만원의 광고비를 받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놀자가 혁신기업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고혈을 쥐어짜 성장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야놀자는 최근 표시·광고 공정화법 위반으로 공정위로부터 ‘심사관 전결 경고’를 받았다. 종료된 '몰카안심존 서비스'를 3년 넘게 시행 중인 것처럼 거짓광고를 했다가 제재를 받은 것이다. 

숙박업소의 전자서명 등 계약서에 대한 확인조치도 시행하지 않거나, 할인쿠폰 지급형 광고상품을 숙박업소에 판매하면서 쿠폰지급 총액과 지급방법 등 주요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가 됐다. 

숙박업중앙회 소속 숙박업자는 "야놀자는 예약 중개업자이면서 동시에 모텔 브랜드를 6개나 보유한 프랜차이즈 사업자"라며 "글로벌 테크 플랫폼으로 진화하는데 급급하기보단 국내 업주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