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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우건설 품은 정창선 중흥 회장, 재계 20위권 리더로...향후 과제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2.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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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건설사를 세운 지 38년 만에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했다. 지방 건설사의 한계를 딛고 대한민국 건설사 3위, 재계 20위권 리더로 발돋움한 정 회장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온 중견건설사의 토양에 해외사업과 플랜트에 정통한 대형 건설사의 지붕을 씌워 제2의 창업을 이루겠다는 비전 실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중견 건설사로 편입됐다는 상대적 불안감을 해소함과 동시에 기존 중흥그룹 임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대우건설의 주택브랜드 '푸르지오'의 전국적 인지도를 지키면서도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정 회장이 넘어야 할 마무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흥그룹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호남에서 기반을 잡은 지 38년 만에 재계 20위권 리더로 발돋움했다. [사진=중흥그룹 제공] 

앞서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5개월간 진행해온 인수실무작업을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중흥그룹은 이달 중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는 한편 새로운 대우건설을 만들기 위한 후속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흥그룹은 자산총액이 9조2070억원(올해 공정위 발표 기준)에 달하고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갖춘 전문 건설 기업이다. 보수적인 자금운영으로 현금성 자산을 관리해 영업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인수한 대우건설이 브랜드 푸르지오를 바탕으로 2019~2020년 연속 주택공급실적 1위와 누적 공급실적 1위를 달성한 점과 해외사업에서 강점을 보여온 점을 고려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 회장도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건설이 재도약하기 위해선 임직원 개개인과 조직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한 것을 알기에 그런 여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독립경영 및 임직원 고용승계보장과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개선은 물론 핵심가치(도전과 열정,자율과 책임)의 고양에 힘쓸 것"이라며 "내부승진 보장과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 등 현안사항을 선별하고 향후 중점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동조합과도 성실한 협의를 통해 상생하는 방향을 찾아가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우리 대우건설이 더욱 역동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길 소망한다"며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 신뢰와 협력으로 뭉친다면 제가 꿈꾸는 대우건설과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기업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이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 체결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제공]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가운데)이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 체결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제공]

정 회장은 19살에 망치를 든 목수로 건설업계에서 뛰어들면서 1983년 금남주택을 설립한 이후 1993년 중흥종합건설과 세흥건설을 설립하면서 호남지역 기반을 잡고 탄탄한 중견건설사를 키워왔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와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흥건설, 중흥토건 등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40위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과정에서 △비업무용 자산 불매 △보증금지 △적자 프로젝트 수주 금지 등 '3불 원칙'을 경영철학으로 삼아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은 것이 성장의 기반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지난 7월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대우건설 노조가 고용불안과 매각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자 광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우건설은 대우건설대로, 중흥건설은 중흥건설대로 잘 성장시키겠다"며 "대우건설에서 이익을 남겨 중흥으로 가져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배경으로 성장해왔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지방 건설사의 한계를 딛고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중흥그룹이 주택 부문에서 건실하게 성장해 왔던 데다 대우건설이 해외사업, 플랜트에 강점을 보이는 대형 건설사라는 장점이 합쳐지게 된 영향이다.

다만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더라도 남은 과제는 존재한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1개월여 만에 대우건설 임직원의 대거 이탈이 이어진 이유를 살펴야 한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는 대우건설이 KDBI 관리하에 다른 대형건설사에 비해 낮은 처우를 감내하던 앙금이 남아 있는데, 지방 건설사인 중흥그룹에 인수되면서 처우 개선은 더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대우건설 임직원의 처우 개선에 신경을 쓰는 만큼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 기존 중흥그룹 건설사 임직원에 대한 대우도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이 이에 대해 얼마 만큼 리더십을 발휘해 융화와 중도의 길을 걸을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의 가치를 얼마 만큼 방어하고 또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와 자체 브랜드 ‘중흥S-클래스’를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창선 회장이 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의 아파트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서울에서는 푸르지오를 무기로 주택사업을 이어가고, 지방에서는 중흥S-클래스를 대우건설과 동격의 이미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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