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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현장] 옴니채널 플랫폼 지향하는 CJ올리브영...비대면 시대 오프라인서 '해답' 모색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1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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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글·사진 김혜원 기자] 2019년 시작된 국내 최초 헬스앤뷰티(H&B) 쇼핑축제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열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비대면 전환됨에 따라 현장에서 CJ올리브영과 입점업체, 미디어, 소비자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2년 만이다.

고객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해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올리브영 어워즈'를 컨벤션화한 이 축제는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4950㎡(150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올리브영 캐슬'과 '뷰티 원더랜드'로 나눠 초대형 어뮤즈먼트 파크를 콘셉트로 열렸다. 

CJ올리브영은 헬스앤뷰티 트렌드와 고객 체험 요소를 결합한 업계 대표 축제 현장에서 여전히 코로나 쇼크가 가시지 않았던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 비대면 소비 시대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가 10일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기념하는 미디어 커넥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가 10일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기념하는 미디어 커넥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 할 말 하는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시장 인식 놓고 허심탄회 토크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는 10일 DDP에서 이번 행사를 기념하는 미디어 커넥트에 나와 감염 차단을 위해 설치된 투명 벽 앞에 서서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는 이례적으로 리테일러가 진행하는 한 해를 결산하는 축제"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CJ올리브영이 연간 실적(취급고)을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2조4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뷰티 시장(면세 제외) 성장률이 올해 2.8%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유의미한 성적표다. 주목할 부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글로벌 모두 올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각각 13%, 58%, 107% 증가하며 성장이 비대면 부문에 집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CJ올리브영이 온·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균형점을 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 대표는 "내부에선 누구도 올리브영을 H&B스토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며 "국내에 없었던 시장을 개척하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기업으로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올리브영을 향한 시장의 인식을 되짚으며 어떤 방식으로 혁신을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우선 H&B 시장점유율(M/S)이 80%에 달한 만큼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에 대해선 "시장을 세분화해 M/S를 파악해보면 올리브영은 꾸준히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성장할 영역이 많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소비 증가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도가 낮아질 것이란 우려에 구 대표는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을 소비자가 알게 되면 오프라인 매장의 판매 기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면서 "올리브영 매장은 판매뿐 아니라 보관과 디스플레이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며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검증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세 기능을 잘 활용하면 올리브영 같은 옴니채널 사업자의 가치가 순수 온라인 사업자보다 새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리브영은 화장품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통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렸다. 제품을 직접 수령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 회사 측은 이들에게 적절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매장 유인을 늘리고, 판매 기능 회복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환이 청사진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구 대표는 "올리브영은 1000만에 달하는 멤버십을 통해 거대한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다.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유의미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며 "매장과 온라인을 잘 결합해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면 옴니채널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

◆ 2022년 위한 '디지털 투자·오프라인 매장 진화·트렌드 리딩' 3색 전략 제시  

미디어 커넥트에서는 올리브영의 미래 전략이 공개됐다. 구 대표는 여러 차례 "내년은 다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가 어려웠던 만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자리 잡은 이후부터는 적극적인 변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리브영은 디지털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CJ올리브영은 올해 7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디지털(IT)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다른 CJ 계열사에서 진행하던 플랫폼 기획과 개발을 내재화한 만큼 역량을 끌어올려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올리브영은 내재화 비중을 내년에는 8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매장 진화에도 초점을 맞춘다. 구 대표는 "CJ올리브영만의 차별화된 큐레이션 경험과 매장 디스플레이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코로나로 하지 못했던 실험적임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플래그십과 타운 등 대형 매장 250개 점을 중심으로 리뉴얼 작업에 착수한다.

올리브영은 1260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가 크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오프라인 공간의 디자인 매력도를 강화하느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상당하다. 구체적인 매장 차별화 방식을 묻자 CJ올리브영 측은 규모나 지역별 현지화보단 각 매장에 특정 제품군을 강조한 '컨셉츄얼 스토어'로 변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올리브영은 자신들의 강점으로 '브랜딩'을 꼽았다. 같은 상품을 팔아도 올리브영의 제품은 뭔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20년간 쌓아온 노하우에 상품기획(MD) 역량을 더해 경쟁사와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K-뷰티가 국내서도 세계시장에서도 기로에 놓여 있다며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세상에 없던 작은 혁신으로 국내 H&B 생태계를 보다 성장성 있게, 건강하게 만들어나가겠다. 자체 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통해 신진 브랜드들의 해외 수출 게이트웨이(Gateway, 입구 효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IPO(기업공개)를 앞둔 만큼 '프라이빗한 컴퍼니'에서 '퍼블릭한 컴퍼니'로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상장 이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 현장 모습.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 현장 모습.

◆ 빅데이터 선정 'R.E.V.I.V.E(리바이브)' 브랜드 한 자리에 

진세훈 CJ올리브영 MD사업부장은 올해 헬스앤뷰티 트렌드 결산 키워드 'R.E.V.I.V.E(리바이브)'를 발표했다. △루틴(Routine) △기능(Effect) △필수(Vital) △향(Incense) △비건(Vegan) △선망(Envy)으로 진 부장은 헬스앤뷰티 루틴을 공략하는 신시장이나, 건강식품 및 이너뷰티 고성장 등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CJ올리브영은 이날 올 한해 고객 구매 데이터 약 1억건을 기반으로 엄선한 28개 부문 134개의 어워즈 수상 상품을 선보였다. 12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2021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는 티켓이 매진되는 등 열띤 반응을 얻었다.

행사장 오픈 시간 전부터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놀이동산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 색조·스킨케어·헤어케어·뷰티툴·맨즈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판매량 1~3위를 기록한 제품이 전시됐다. 

여러 뷰티 브랜드가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았다. 2019년 첫 대면행사가 '뷰르마블 콘셉트'로 진행됐다면 올해는 코로나 시국에 맞춰 QR코드가 적극 활용됐다. 각 부스를 방문해 QR코드를 찍고 미션에 참여한 이들은 브랜드들이 준비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2021 올리브영 어워즈 마스크팩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메디힐 부스에서는 홀짝 게임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10만원 상당의 마스크팩을 증정했다. 산타클로스 보따리처럼 제품을 한가득 안은 관람객들은 바쁘게 현장을 이동했다. 

다만, 일부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각 부스에서 이벤트에 참여하면 상품을 증정한다. 한두 곳만 참여해도 티켓 가격보다 비싼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올리브영 덕후라면 무조건 와야 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부스가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이벤트를 하다 보니 다른 SNS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선택권이 없다"며 "자녀와 왔다가 인스타그램이 없어 상품을 하나밖에 받지 못하는 중장년 관람객도 있었다.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블로그 등으로 선택권을 넓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을 선포했다. 동종 업계 경쟁자들이 일찍이 고꾸라져 참고할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올리브영이 온·오프 균형점을 찾아낼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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