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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가 류영준 차기 CEO를 반대하는 이유

  • Editor. 김민주 기자
  • 입력 2022.01.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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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카카오페이 임원들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회사 지분을 동시에 대량 매각한 것과 관련해 카카오노조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차기 카카오 공동대표 선임 반대에 나섰다. 업계에서 전례 없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잇속 챙기기’ 이후 뒤늦은 사과와 후속 대책을 마련했으나 그동안 회사를 위해 땀 흘린 구성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카카오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카카오는 이번 사태의 핵심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지난달 10일 류영준 대표(23만주)와 신원근 차기 대표 내정자(3만주), 이진 사업지원실장(7만5193주), 나호열 최고기술책임자(3만5800주), 이지홍 브랜드실장(3만주)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스톡옵션으로 받은 회사 주식 44만993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했다.

이들은 1주당 5000원에 주식을 취득해 20만4017원에 매도, 모두 878억원 차익을 챙겼다. 이 매각으로 류 대표는 약 460억원을, 신 대표 내정자는 약 60억원을 각각 현금화했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이처럼 다수 경영진이 한 번에 보유 주식을 팔아치운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놀라움을 더한다. 임원들이 지분을 대량으로 판 것은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한 달이 겨우 지난 시점이면서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에 처음 편입된 날이다.

이 건과 관련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뜨겁다. 

여러 임원이 한꺼번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당사자 사전 조율 없이 불가능했을 것이고, 카카오 그룹 내부에 관련 내용이 보고됐을 개연성도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임원들이 지분을 털고 나오는 것은 주주들에게는 주가 상승 재료가 더 이상 없다는 적신호로 받아들여 질 수 있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영향 때문일까? 지난달 9일 20만8500원이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사흘 만에 17만8500원으로 떨어졌고, 이날 종가는 15만20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노조는 성명에서 "카카오페이는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해 설립된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포괄임금제를 유지하고 있고 유연근무제도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직원들은 지금까지 충분히 고통을 감내하고 회사 성장을 위해 참아왔지만, 그 결과로 경영진은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경영진의 집단적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을 알고 있음에도 주요 경영진들이 동시에 지분을 매각한 것은 유가증권시장 개장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로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지난 4일 전사 간담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신 대표 내정자는 자신의 대표 임기 안에 지분을 더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서승욱 노동조합 지회장은 "한 번의 간담회는 면죄부가 될 수 없고, 책임을 지는 것은 류 대표가 카카오 신임 대표에서 사퇴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지분 7.42%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주주총회에서 류 대표 선임 안건에 반대 표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페이 임원진 스톡옵션 행사 후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카카오가 언제쯤 제자리로 돌아올지 카카오 소액 주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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