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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치솟는 국제유가 '슈퍼 스파이크'까지 가나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1.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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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7일 예멘 후티 반군이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6명의 사상자를 내자 사우디아라비아 동맹군이 예멘 반군이 장악한 수도 사나에 대한 공습으로 보복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인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UAE와 사우디가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순방국들이어서 신변 안전 이슈도 관심이 컸지만 시장에서는 공급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르던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 안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짧은 기간에 유가가 급등하는 '슈퍼 스파이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가 이날 1.9%(1.61달러) 급등한 배럴당 85.43달러로 거래돼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 또한 1.2% 오른 배럴당 87.51달러를 기록, 역시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특히 브렌트유는 새해 들어서만 12%가량 치솟았다.

새해 들어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타며 7년 만에 최고수준으로까지 급등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중동 지역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폭등의 트리거가 됐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는 아랍 연합군을 이끌고 있어 이란-사우디 대립은 원유 공급의 불안한 변수로 작용한다.

동유럽 지역의 일촉즉발 전쟁 위기도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서구권에 군사적 결합까지 시도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산 원유 생산 차질 가능성이 유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지난주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긴장 고조 등을 두고 연속 회담을 진행했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침공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 지원과 함께 러시아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동맹국들과 함께 비축유를 풀어 국제유가 안정을 도모했던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하고,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이 더딘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긴다.

무엇보다 원유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되던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확산세에도 중증화, 치명률은 델타보다 낮아 예상보다 수요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은 것도 공급 부족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추세적 상승을 보일 때면 ‘100달러 돌파’ 전망이 늘 지구촌의 이슈가 됐지만 올해는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슈퍼 스파이크’를 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말 글로벌투자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 추이를 분석하면서 원자재가격이 4~5년간 급격히 상승하는 단계를 ‘슈퍼 스파이크’란 용어로 처음 사용했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여름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석유 재고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일각에서는 공급 차질이 없더라도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심지어 JP모건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내년 15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도 올해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16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일각에서는 유가가 올해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 등 일부에서는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국가의 정치적 이슈, 시설 유지보수 등으로 증산 계획 이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추가 생산여력이 당분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영향 사니리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제공]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영향 사니리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이같은 국제유가 상승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유가 급등에 따른 구체적인 성장 하락 시나리오는 지난해 10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서 제시됐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100달러로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p) 상승, 연간 성장률과 경상수지는 0.3%p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은 “예상치 못한 경제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재정 집행률 제고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소비 심리 냉각을 막으려는 미시적인 물가 안정 노력과 함께 오일쇼크 장기화에 대비한 안정적인 원유·원자재 공급망 확보도 강조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의 통화 조기긴축 기조과 더불어 올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큰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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