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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국 MSCI 선진지수 편입 4수에 달라지는 '정책변화' 평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2.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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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400억달러 이상의 해외 자금 유입과 코스피 30% 이상 상승’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우리 정부가 재추진하는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이르면 2024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예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4일 '아시아-퍼시픽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시장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한다면 오는 6월 연간 리뷰에서 워치리스트(관찰대상국)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MSCI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만들고 발표하는 지수로, 미국계 펀드의 대부분이 따를 만큼 중요한 투자 기준점으로 평가받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영향력 있는 지표로 꼽힌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라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라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SCI 지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선진(DM)과 신흥(EM), 프런티어시장(FM)으로 분류된다. 1992년 MSCI EM 지수에 편입된 한국으로선 30년 만에 승격을 노리는데, 2008년, 2015년, 지난해에 이어 네 번째 도전이다. 한국은 중국, 인도 등 25개국과 함께 MSCI EM 지수에,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23개국은 DM 지수에 포진해 있다.

MSCI는 매년 6월 워치리스트 내 국가를 대상으로 DM·EM 등 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한다. 재분류를 위해서는 1년 이상 워치리스트에 올라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오는 6월 MSCI 선진국 지수 워치리스트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워치리스트에 처음 등록됐고 2014년 이후엔 이 리스트에 빠지면서 선진국지수 편입이 좌절된 바 있다.

MSCI DM 지수 편입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국내 금융투자 전문가들이 세계 10위의 한국 경제규모에 비춰볼 때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방지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에 따른 증시 부양 효과를 기대하는 점에 맞춰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400억달러 이상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코스피 상승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해외 자금이 400억달러 유입된다고 가정할 때 코스피가 현재 수준에서 35% 상승한 3760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한국의 평균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할인율은 선진시장 대비 16%, 신흥시장 대비 36%인데 현재 각각 21%, 47%까지 높아져 있다면서 선진지수에 편입시 할인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편입 효과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2년 내 (선진지수 편입과 코스피 상승이) 발생하고, 이익이 매년 10%씩 증가한다면 코스피는 4500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접근성 문제 선결론을 폈다. 한국의 MSCI DM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경제 발전, 주식 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시장 접근성 등 3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데, 이 중에서 한국은 외국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요소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MSCI DM 지수 편입 시도에서 번번이 고배를 든 정부는 지난해 12월 ‘2022년 경제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MSCI DM 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MSCI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적극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획기적인 외환시장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DM 지수 편입을 위해 24시간 역외환 시장 개방과 해외 투자자 등록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완화 등을 선결 조건으로 들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신속히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2022년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을 공개하면서 "해외투자자 시장 접근성 제고와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를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DM 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 해외기관의 시장 참여 허용, 역외 원화 거래 허용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11∼12월 50여개 글로벌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가 불가능', '외환시장 마감 후 환전 곤란' 등을 불편사항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30분인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해외 영업시간을 포괄할 수 있도록 대폭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에다 외환규제 자유화를 통한 역외 원화거래 허용까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전향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정부는 국내외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개인·기업·금융기관의 외환거래 규제 부담이 줄어들도록 연내 외환 법령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새로운 외환법 제정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개편 방안은 올 상반기 외환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골드만삭스는 "원화 역외거래 금지, 영어 정보 공개 부족 및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부분적 공매도 제한 등이 주요 쟁점"이라며 이같이 한국 정부가 최근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거래소 또한 공매도 전면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책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한국은 2009년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됐는데, 이후 국내 증시에서 뚜렷한 수급 추이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MSCI DM 지수 편입이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상존한다. MSCI DM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가 EM 지수 추종 자금보다 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 등 수급 개선을 기대하는 찬성론도 있다.

박스피로 대변되는 국내 증시가 지난해처럼 신흥국 시장마저 주가가 오르는데 나홀로 정체된 점을 볼 때 금융시장 체력을 높일 마중물 요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진다.

팬데믹 시대 초기의 유동성장세 이후 정체된 증시에 새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각에서 글로벌 IB에서 한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점은 일단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해내겠다”는 대선 공약도 나오는 가운데 ‘꿈의 코스피 4000’만을 바라보며 막연한 장밋빛 희망을 키우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MSCI DM 지수 편입 도전 4수(修)에서 제도 개선을 통해 한국 증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논의가 병행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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