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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5개월째 3%대 '고공행진'...유류세 석달 더 내리고, 인하폭까지 확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3.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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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으로 오르며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크게 뛰면서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2월 물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3월부터 가시화될 수 있어 물가 불안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에 상방압박으로 확대되자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는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과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휘발윳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휘발윳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 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월(3.6%)보다 소폭 커졌다.

전년 같은 달과 견주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9년 8개월 만에 3%대(3.2%)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지난 1월에 이어 5개월째 3%대의 고물가 기조를 유지했다. 물가가 5개월 넘게 3%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은 2010년 9월부터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보인 이후 약 10년 만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석유류와 외식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기여도를 보면 석유류는 0.79%포인트(p), 외식은 0.78%p으로, 이들 두 부문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43%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구체적인 품목 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5.2% 올랐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효과를 상쇄할 정도로 휘발유(16.5%), 경유(21.0%), 등유(31.2%), 자동차용 LPG(23.8%) 등 석유류 가격이 19.4% 상승했다. 더불어 빵(8.5%) 등 가공식품 가격도 5.4% 올라 공업제품 물가를 높였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3월부터 1년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 물가는 3.1% 상승했는데, 2009년 2월(4.4%)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공공서비스 물가가 0.9% 상승에 그친 반면 개인서비스 물가가 4.3%나 뛰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생선회(9.8%), 쇠고기(8.2%) 등 외식 물가가 6.2%나 올랐는데, 이는 2008년 12월(6.4%) 이후 13년 2개월 만의 최대 오름폭이다.

농축수산물 물가의 경우 상승률이 1.6%로 집계됐는데, 기저효과로 지난 1월(6.3%)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됐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1% 올랐지만, 신선식품지수는 0.9% 떨어져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물가의 일시적 등락을 제거해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3.2% 상승, 2011년 12월(3.6%)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3.2% 상승했는데, 이는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동유럽전쟁 발발로 서방의 경제제재에 따른 교역불안까지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자 이날 정부는 5년 2개월 만에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물가비상 상황에 대응했다.

정부는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및 LNG(액화천연가스) 할당관세 0% 적용을 7월 말까지 석 달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국제유가 상승폭이 현 수준보다 커질 경우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폭 확대 카드까지 꺼냈다. 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올해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국제유가 상승폭이 워낙 커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 유류세 인하폭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것인데, 법적인 인하 한도(30%)에 비춰볼 때 얼마나 고유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 앞으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아울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가격과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할당관세의 적용과 물량 증량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겉보리·소맥피 등 사료대체가능 원료의 할당관세 물량을 확대하고,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네온·크립톤 등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여부도 3월 중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회의에서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예전의 인플레이션 악순환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매우 중차대한 시기"라며 "높은 물가상승률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민생과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어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외요인의 국내 영향 최소화와 대내 생활물가의 절대안정이라는 방향하에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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