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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째 40년만의 최고 상승률 갈아치운 미국 고물가의 '정점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4.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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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최악의 상황은 지났을까. 미국 소비자물가가 또다시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을 경신하면서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피크아웃(peak-out)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 매파적인 공세를 예고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스텝(한번에 0.5% 기준금리 인상) 행보와 맞물려 미국의 고물가 정점론이 주목받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8.5% 급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81년 12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4%)도 다소 웃돌았다.

지난해 3월 연준의 물가상승률 가이드라인인 2.0%를 넘어선 CPI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12월 7%대를 돌파하더니 지난 1월(7.5%), 2월(7.9%)에 이어 석 달째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 기록을 내리 갈아치운 것이다.

미국 뉴욕 시내의 휘발유 가격 알림판. [사진=EPA/연합뉴스]
미국 뉴욕 시내의 휘발유 가격 알림판. [사진=EPA/연합뉴스]

전월과 견줘도 1.2% 급등해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높은 전월비 상승률은 16년 만에 처음이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뒤따른 원자재 가격의 급상승세가 영향을 미칠 것을 이미 반영한 금융시장의 예상치에는 부합하는 값이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2월 CPI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3월에는 그 영향이 반영돼 CPI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서 미국 물가 정점론이 싹튼다.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에너지, 식료품비, 주거비 등이 큰 편인데, 에너지 물가가 전월보다 11%, 전년 동월보다 32% 급등하면서 3월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같은 비교 잣대로 식료품비는 1%, 8.8%, 주거비는 0.5%, 5% 각각 올랐다.

8%까지 돌파한 CPI 급등의 주범은 결국 에너지 물가였고, 그중 휘발유 가격 급등 영향이 컸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3월 한때 배럴당 13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1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며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미 CPI는 3월에 피크를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 등으로 공급이 늘어난 것도 국제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4월 CPI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을 키운다.

근원 CPI 상승률이 둔화된 것도 이같은 정점론에 힘을 싣는다.

계절요인 등으로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6.4%, 2월보다는 0.3% 각각 상승했다. 전년 대비 6.5% 상승, 전월 대비 0.5%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이다. 근원 CPI의 월간 상승률은 최근 반년 사이 최소폭이다. 원자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항목 이외 부문에서 가격상승 압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포인트로 풀이된다.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일단 연준은 피크아웃 가능성과 관계없이 치솟는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통상적인 0.25% 금리 인상)이 아닌 빅스텝을 밟고 5월 또는 6월에는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통화긴축의 마지막 수단까지 본격 가동하는 데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물가 정점론에 따라 속도조절론이 연준의 긴축 시나리오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금융시장에 던지는 파급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미 CPI 전망은 국내 증권가에서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13일 ‘3월 미국 CPI, 41년 만에 최고치로 마지막 피날레(?)’라는 제하의 매크로 보고서에서 “휘발유를 제외한 다른 품목들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근원 물가상승률이 4개월 만에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기조적 흐름이 둔화되고 있는 신호로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미국 물가는 3월을 고점으로 피크아웃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고점을 통과하더라도 3분기까지는 여전히 6~7%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이기에 연준은 3분기까지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 코로나19 확산세와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연말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적인 둔화세를 지속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여파가 가시화될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 스케줄을 조정할 가능성도 충분히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전망 [자료=NH투자증권 제공]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전망 [자료=NH투자증권 제공]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분석 '인플레이션 궤적'을 통해 "중고차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미국 월간 인플레이션 궤적은 3월이 고점일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다만 “임대료와 식료품 상승이 이어지면서 연말 CPI 상승률이 5% 아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초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약화되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그는 ”올해 들어 공급망 차질로 북미지역 화물 출하 증가율이 둔화됐는데 이러한 생산 및 물류 정체는 결과적으로 주문 둔화로 이어지면서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렸다“며 ”현재의 병목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초에는 물가 상승률 둔화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병목 악화에 따른 물가상승 영향이 좀 더 크다“고 짚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3월 미 CPI에서) 중고차 가격은 3.8% 하락했고 임대료는 지난달 발표치 0.6%를 하회하는 전월 대비 0.4% 상승에 그쳐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이슈가 부각됐다"고 분석한 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가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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