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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부터 대형주 순차 데뷔...IPO시장에 '지각' 봄바람 불까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4.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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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인한 국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전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도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다만 한국 IPO 시장은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효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나홀로 떠받쳤지만 국내 IPO 시장에는 봄이 찾아들지 않아 2분기부터 뒤늦게나마 기지개를 켜는 대어급 공모주들이 ‘지각’ 봄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18일 내놓은 '2022년 1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IPO 건수는 1년 전보다 21% 줄어든 19건에 그쳤지만 조달액은 112억달러(13조7993억원)로 1년 새 368%나 급증했다.

글로벌 IPO 시장은 지난해 4분기 강세를 보였지만 올 1분기 전체 IPO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321건이었고, 조달액은 544억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SK쉴더스가 5월 상장으로 물리보안 분야 대장주로 올라설지 주목받는다. [사진=연합뉴스]
SK쉴더스가 5월 상장으로 물리보안 분야 대장주로 올라설지 주목받는다. [사진=연합뉴스]

EY한영은 글로벌 IPO 시장을 약화시킨 원인으로 “지정학적 갈등, 이로 인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 주식시장의 변동성, 최근 IPO에서 과도평가됐던 주식의 가격 조정, 그리고 계속되는 코로나19 변종의 확산 등”을 꼽았다. 전반적인 시장 약세 속에서 예비 상장사 중 상당수는 불확실성 속에서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관망세로 돌아서는 추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런 글로벌 위축에도 한국의 IPO 시장은 1월에 사상 최대 금액을 조달하며 단번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오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열풍 덕에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금액이 사상 최초로 경 단위를 돌파하면서 12조7500억원을 공모해 사상 최대의 조달액 기록을 세웠던 그 열기를 정점으로 1분기 후반부에는 IPO 시장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기에 다시 공모주 붐이 불지 시선을 끌어모은다.

국내 IPO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히 높고 공모주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상장한 28개사의 IPO 공모금액은 13조4000조원으로 예전(1999~2021년)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며, 1분기 평균 공모금액(6112억원)과 비교하면 2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상장 시가총액도 7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04조8000억원에 이어 이미 역대 두번째 기록을 달성했는데, 역대 1분기 평균 시가총액(2조8000억원)과 견줘 26배에 달한다. 물론 공모금액이나 시가총액의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절대적이다. 1분기 상장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시가총액이 3000억원대 이상은 한곳뿐이었고 나머지 기업은 3000억원대 미만이었다.

증시 부진으로 한파가 불어닥친 올해 국내 IPO 시장에서 지난해 시장을 견인했던만큼의 최고 활황은 아니더라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모으는 관건으로 대어급 공모주 상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올해 IPO 열기는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던 게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9개 기업이 IPO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모은 자금은 19조708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20조원에 육박했다. 70개 기업이 4조5426억원을 모은 2020년과 비교해 공모액이 4배 이상 불어난 만큼 상대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광풍이 2년 연속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1분기에 미국의 긴축구조 본격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더불어 올해 IPO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부터 신재생에너지 대표기업 대명에너지, 유니콘특례로 상장심사를 통과했던 약물설계전문사 보로노이 등이 줄줄이 공모를 철회하는 등 골도 깊어졌다.

그래도 공모주에 매력도는 여전히 유지될 만한 상황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공모주를 받아 첫날 시초가로 매도할 경우 43.9%의 평균 수익성을 보였으며, 월말까지 보유했다면 43.6%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이 2020, 2021년 연간 수익률보다는 저조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2010년 이후 전체적인 수익률은 높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미치는 영향이 약세장으로 이어졌던 1분기에 모두 시장에 녹아들었고 통상 2분기는 계절적으로 신규주 투자 성과가 비교적 좋은 시기로 평가되기에 IPO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도 공모주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이후 주요 IPO 기업 예상 시가총액. [자료=유진투자증권 제공]
2분기 이후 주요 IPO 기업 예상 시가총액. [자료=유진투자증권 제공]

정부에서 2년 1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폐지하고 '포스트 오미크론'의 일상회복을 가속화하는 5월부터는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얼어붙었던 IPO 시장에서도 공모금 규모가 '조' 단위인 대형주들이 공모에 나서면서 IPO 투자열기도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

우선 SK스퀘어의 자회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대형공모주로 5월 선발 등판한다.

SK쉴더스는 다음달 3∼4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9∼10일 일반청약을 받으며, 희망 공모가는 3만1000∼3만88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8420억∼1조516억원, 시가총액은 2조8005억∼3조5052억원이다. 국내 1위 정보보안업체 SK인포섹이 지난해 3월 ADT캡스를 흡수해 10월 출범한 SK쉴더스 데뷔가 히트를 칠 경우 일약 에스원(시총 2조6000억원)을 제치고 물리보안 분야 ‘대장주’로 올라설 수 있다.

당초 이달 말 수요예측을 하려던 ‘토종앱의 자존심‘ 원스토어는 증권신고서를 고쳐 SK쉴더스 뒤를 이어 다음달 9∼10일 수요예측, 12∼13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3만4300∼4만1700원)에 따른 공모금액은 2284억∼2777억원, 시총은 8402억∼1조516억원이다. 국내 앱 마켓시장에서 14% 안팎의 점유율을 점하는 원스토어는 최근 기업가치 비교기업군으로 애플, 구글 대신 텐센트, 네이버, 넥슨 등으로 변경했다. 상장을 통해 글로벌 앱마켓 플랫폼 구축에 투자해 연내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크로스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의 길을 넓히게 된다.

상장 문을 다시 두드리는 대명에너지(3~4일), 시스템 반도체 디자인업체 가온칩스(11~12일), 골판지 원지 생산 1위 업체인 태림페이퍼(12~13일) 등도 5월 일반청약일정이 확정됐다.

아울러 시장에서 예상기업가치로 조 단위 이상을 평가하는 쏘카(2조~3조원), 컬리(4조~6조원) 등 빅딜 공모주들도 순차적으로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랑 공유 기업 쏘카는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6월께 증시 입성이 예상된다. 새벽배송 업계 1~2위를 달리는 마켓컬리 운용사인 컬리는 지난달 28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로드맵대로 상반기에 데뷔한다면 '1호 K-유니콘'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CJ올리브영,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은 연내 상장 리스트에 올라있다. KT 자회사들의 상장도 추진되고 있는데,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올해 IPO 준비 기업은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이고, 케이뱅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IPO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IPO 연간 공모 규모는 최대 25조원까지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내외적인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사상 최초의 20조원 고지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하락장이 반등세로 돌아설 경우 5월부터 연간 IPO 캘린더의 징검다리로 투자열기를 다시 지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곤 EY한영 IPO 리더는 "현재는 지정학적 갈등을 비롯한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시장이 불안정하지만 하반기에는 우량후보군을 중심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뒤 상장을 준비 중인 회사들에는 "사업모델을 재점검하고 IPO 대응력과 유연성을 갖춰 시장의 회복 국면에서 최적의 상장 시점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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