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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생산자물가 5년만에 최고...더는 못 버틴 고유가에 '소매물가' 더 뛰나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4.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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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월 중 배럴당 83.5달러에서 2월 92.3달러로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국제원유 상승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 지난달에는 110.9달러로 석 달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같이 한달 만에 20%가 폭등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우리나라 생산자가 내수시장에서 만들어 파는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 수준이 한달 새 5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올해 들어 달마다 상승폭을 키워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년 3개월 만에 4%대 상승 시대에 재진입한 소비자물가도 4월에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공산이 커졌다.

러시아의 석유시추 장비 [사진=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석유시추 장비 [사진=타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16.46으로 2월(114.95)보다 1.3% 상승, 지수 자체로는 3개월째 최고기록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월 대비로 지난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올랐던 생산자물가는 12월에만 보합을 보였다가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계속 오름폭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전월(0.5%)보다 확대된 3월의 생산자물가 전월 대비 상승률 1.3%는 2017년 1월(1.5%) 이후 5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1년 전에 비해서는 8.8% 높은 수준이며, 16개월째 오름세가 유지됐다.

3월 생산자물가 상승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를 반영한 공산품이 주도했다. 생산자물가를 구성하는 4개 부문 지표 중에서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공산품 부문은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6% 뛰었다.

특히 전월 대비 기준으로 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석탄·석유제품은 15.6% 올라 2020년 6월(21.3%)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9.7%나 됐다.

2.8% 오른 화학제품도 지난해 4월(3.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게 뛰었다. 1.5% 상승한 제1차금속제품의 오름폭도 지난해 11월(3.1%) 이후 가장 높았다.

유가 상승 영향은 주요 세부품목별 상승률에서도 잘 드러났다. 경유와 나프타가 전월 대비 각각 22.3%, 16.7% 급등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89.2%, 76.4%가 폭등한 것이다.

서비스 부문은 2월보다 0.3%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음식·숙박(0.9%) 지수가 오른 영향이 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상승했다.

농림수산품 부문은 농산물(-1.3%), 수산물(-1.2%)이 하락한 가운데 축산물(3.5%)이 올라 2월보다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떨어졌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부문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생산 연료 가격이 오르면서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7.9% 올랐다.

생산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생산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수입물가지수까지 합쳐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8.0%)와 중간재(2.0%), 최종재(1.2%) 상승에 따라 2월보다 2.3% 올랐고, 1년 전보다는 13.7% 상승했다. 이미 3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7.3% 올라 상승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10.7%)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국내출하에 수출품까지 아우르는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3.4%)을 중심으로 올라 한달 새 2.2% 상승했고, 지난해 3월과 견줘서는 12.0% 올랐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애로로 인해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0.9%포인트 높이면서 11년 만에 4%대(4.0%)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유럽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요 국제경제 전망기관 중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반영해 공급망 이슈로 점화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파고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완제품을 만들어 팔기 위해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 경제구조상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는 압력도 어느 때보다 실질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중국의 방역 록다운이 수요를 위축시켜 최근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폭 증산에 반대하는 거대 산유국들의 스탠스에는 큰 변화가 없어 여전히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이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국내 생산자들이 버티고 버티다 도매가격에 가격을 전가할 수밖에 없는 터라 소비자들이 견뎌야 하는 소매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비상한 관심을 끄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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