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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5%도 위협하는 고물가, 커지는 상방 압력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5.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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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로 치솟으며 고물가 기조가 이어졌다. 지난 3월 4.1%를 찍으며 10년 3개월 만에 ‘4% 물가시대’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4.8%로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 5% 돌파의 경고등이 켜졌다. 현재의 물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3.9%까지 오른다는 추산이어서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2.2%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글로벌 공급 측면이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했다면 국내에서 방역 빗장이 풀리면서 수요 측면의 압력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중층적인 해법이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상승,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4월 소비자물가가 5%선까지 근접했다. [사진=연합뉴스]
4월 소비자물가가 5%선까지 근접했다. [사진=연합뉴스]

전년 동월과 견주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3%대를 유지하다 지난 3월(4.1%) 4%선을 뛰어넘었더니 한달새 5%선까지 육박한 것이다.

물가 흐름을 확인하는 주요 세부 지표들도 대부분 물가 시계를 10년여 전으로 되돌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3.6% 올라 2011년 12월(3.6%)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3.1% 상승, 2009년 5월(3.1%)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짜여져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5.7%나 뛰었는데, 이는 2008년 8월(6.6%) 이후 13년 8개월 만의 최대 오름폭이다.

신선식품지수는 1.0%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지만 3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물가지수는 4.2% 올라 2011년 12월(4.3%)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과 수요 측면의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겪는 고물가를 불러왔다.

상품과 서비스로 구성되는 품목성질별 물가에서 공급 요인으로는 공업제품, 수요 요인으로는 개인서비스가 상승을 이끌었다. 물가상승률 기여도에서 공업제품은 2.7%포인트(p), 개인서비스는 1.4%p로 전체 상승률에서 이들의 비중은 85.7%를 차지했다.

상품 물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이후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과 국내 전기요금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 영향 등이 고스란히 반영돼 1년 전보다 6.6% 뛰었다.

그중 공업제품은 석유류(34.4%)와 가공식품(7.2%)을 중심으로 7.8% 올랐다. 2008년 10월(9.1%) 이후 최대 오름폭이다. 특히 석유류는 휘발유(28.5%), 경유(42.4%), 자동차용 LPG(29.3%)의 동반 상승으로 34.4%나 올라 지난 3월에 이어 30%대 고공행진이 지속됐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한국전력의 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상향 조정,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6.8% 상승했다. 지난 3월 상승세가 둔화됐던 농축수산물은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라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서비스 물가는 수요 측면의 물가 상방 요인으로 도드라졌다.

개인 서비스(4.5%) 집세(2.0%), 공공서비스(0.7%) 순으로 오르면서 전체 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중에서 외식은 6.6%나 뛰어 1998년 4월(7.0%)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지난달의 상승폭을 유지했다. 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쌓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에 따른 경기 회복으로 커지는 수요 측면 압력을 반영해 오름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조는 5월 실외마스크 의무화 해제 등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이같이 수요 요인까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면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 추세라면 5월 또는 6월에 5%까지 뚫을 수 있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생산자가 내수시장에서 만들어 파는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 즉 도매물가가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만큼 통상 한달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3월 생산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하면 8.8% 올랐는데,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격차는 4%p다.

올해 들어 40년 만의 최악의 고물가를 경험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긴축기조를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에서 물가 정점론이 나오는 것과 견줘보면 우리나라 물가의 상방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 3월 미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11.2%)와 소비자물가 상승률(8.5%)의 간극은 2.7%p에 그쳤기에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피크아웃이 임박했거나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지구촌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 여파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서플라이 체인 훼손에서 비롯된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지속이었다. 경제구조상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지난해 공급망 차질은 어떻게 견뎌냈지만 동유럽 전쟁 사태가 불러온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또 다른 공급쇼크를 감내하기에는 임계점에 달하면서 물가 거품이 컸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실내 마스크만 빼곤 방역 빗장들이 거의 풀려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높아진 수요가 물가상승 기조를 키우는 단계로 접어들었기에 중층적인 해법 모색이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부총리로서 마지막으로 주재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안정, 특히 서민 생활물가 안정은 그 어느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가계∙기업∙정부가 3인4각처럼 함께 힘 모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을 불러와 민생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새 정부 경제팀의 대응은 더욱 중요해진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밖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하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이 가속하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안으로는 성장세가 약화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여전하고 치솟는 물가로 서민 살림살이도 팍팍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 경제 컨트롤타워로 임명될 경우 "(부총리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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