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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금리 상승기, 보험사 재무건전성 이대로 괜찮을까?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5.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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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탄탄한 위험기준자기자본(Risk Based Capital, RBC) 비율을 자랑하던 국내 보험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정책 금리의 상승이 예고되면서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말한다. 가용자본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의 양을, 요구자본은 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보험사에게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도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적합한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함으로써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게끔 하는 건전성 규제가 바로 RBC 비율이다. RBC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무건전성과 리스크 대응 능력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보험업법은 보험금 지급 의무 이행을 위해 RBC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금융감독원의 권고치는 150%다. 지난달 14일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의 RBC 비율은 모두 금감원의 권고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2020년 9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2020년 9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지난해 말 보험사의 RBC 비율은 생보사의 경우 평균 254.4%였으며, 손보사의 경우 평균 231.4%였다. 전체 보험사의 평균으로 따지면 246.2%로 금감원 권고치를 한참이나 웃돌았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문제는 이러한 RBC 비율이 2020년 9월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다는 데 있다.

보험사의 가용자본, 즉 RBC 비율의 분자를 차지하는 부분은 장기 보유 채권이나 매도가능증권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자산의 평가액은 금리가 상승하거나 주가가 하락할 경우 급격히 감소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특히 많은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금액을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에 투자하는데, 저금리 시대에 발행된 채권의 경우 지금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그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채권의 평가가치 감소는 그대로 RBC 비율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RBC 비율이 20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보험사로는 생보사에서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KB생명 △DB생명이 있었으며, 손보사에는 △한화손보 △롯데손보 △MG손보 △흥국손보 △KB손보 △농협손보 △악사손보 등이 있었다. 

이들 보험사 중 다수는 RBC 비율이 금감원 권고치보다 높았으나, 몇몇은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시 금감원 권고치보다 높은 경우라도, 자칫 급격한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경우 권고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다른 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당국도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질문에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각 보험사에 어떤 방안이 있는지 업계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이다"라면서 "금감원은 향후 보험사들의 RBC 비율 등 재무 건전성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걸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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